[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모바일 기기 사용 증가에 따른 데이터 폭증, 전기를 적게 써야한다는 친환경 기류 등과 맞물려 ‘저전력’ 마이크로서버가 최근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인 ARM은 자사의 저전력 아키텍처(구조)를 마이크로서버 시장으로 침투시키기 위해 반도체, 소프트웨어, 서버 업체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MD, 어플라이드마이크로, 칼세다, 카비움, 엔비디아 등 반도체 칩 설계 업체들은 ARM의 64비트 A50 시리즈 코어 및 서버 칩 개발에 필요한 아키텍처의 라이선스를 받았다. 이들 칩 업체들은 ARM 코어를 활용해 마이크로서버에 탑재되는 저전력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있다.
어플라이드마이크로는 지난 4월 64비트 ARM 코어를 내장한 서버용 칩 ‘X-Gene’ 샘플을 델컴퓨터와 레드헷 등 파트너사에 전달했다. 샘플은 2.4GHz 동작 속도를 가지는 8개의 ARM 코어를 내장했고 40나노 공정으로 생산됐다. 이 회사는 내년 28나노 제조공정의 신규 칩을 출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x86 아키텍처로 서버 시장을 공략해왔던 AMD는 지난 6월 내년 하반기 ARM의 64비트 코어텍스-A57 코어를 사용한 서버용 칩 ‘시애틀’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내년 1분기 고객사에 샘플을 전달할 예정이다. 시애틀은 28나노 제조 공정으로 생산되며 동작 주파수는 2GHz 이상, 8개 혹은 16개의 코어가 내장된다.
서버를 만들어서 파는 업체들도 ARM 칩을 채택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서버 1위 업체인 HP는 저전력 마이크로서버 프로젝트인 ‘문샷’에 ARM 칩을 채택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ARM 칩을 탑재한 서버 개발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 HP 등 선두업체에서 일하던 엔지니어 및 영업 인력을 흡수하는 중이다.
마이크로서버 시장에서 ARM 아키텍처가 힘을 발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저전력’ 특성 때문이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는 마벨사의 32비트 ARM 칩을 탑재한 서버를 일부 설치, 사용한 후 “총소유비용(TCO)이 25%나 절감됐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ARM 아키텍처 기반 리눅스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표준 등을 논의하는 비영리단체 리나로(Linaro)는 지난해 ‘엔터프라이즈 그룹(Enterprise Group)’이라는 워킹 그룹을 신설했다. 리나로 엔터프라이즈 그룹(LEG)에는 반도체 칩 업체 외에도 레드헷, 삼성전자, 페이스북 등과 같은 서버 완제품 및 서버 수요 업체가 회원사로 속해있다. 이들은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 등을 64비트 ARM 아키텍처에 최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황광선 ARM코리아 차장은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함에 따라 보다 저렴하고 전기를 적게 먹는 마이크로서버의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서버 프로세서 시장에서도 저전력 ARM의 침투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