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스스로 가상재화를 생산·유통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고, 구글과 아마존에 대응해 효과적이고 혁신적인 브로드밴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이석채 KT 회장이 가상재화 유통을 위해 글로벌 통신사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Mobile Asia Expo)에서 ‘The Future of Telcos: The Cyber Space Economy’를 주제로 기조 연설을 가졌다.
가상공간에서의 가상재화의 유통은 이석채 회장이 가장 강조하는 분야다. 성장한계에 직면한 통신사들이 가상의 재화를 유통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지속성장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회장의 지론이다. KT는 온라인에서 생산, 유통, 소비되는 디지털 콘텐츠, 앱, IT 솔루션을 가상재화로 규정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음성과 문자 서비스 등 예전 비즈니스 모델은 더 이상 통신사업자에게 미래를 약속할 수 없으며 유선과 무선이 합쳐진 브로드밴드 네트워크와 가상 공간에 집중해야 한다"며 "가상재화를 유통시켜 수익 분배를 요구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 사이버 공간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회장은 "향후 가상공간은 국가간 경계, 수송비의 부담이 없는 진정한 자유무역의 장으로 진화해 벤처나 창조기업이 쉽게 진입할 수 있게 된다"며 "가상 재화는 한층 발전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경험(UX)을 바탕으로 언어 장벽까지 허물며 글로벌 상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사들은 엄청난 양의 정보가 밀집된 가상공간에서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접목해 빅데이터를 발굴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게 될 것으로 이 회장은 예측했다.
이어 이 회장은 "세분화된 고객 기반을 통합해 글로벌 가상재화 시장을 겨냥해야 한다"며 "글로벌 단일 마켓을 만들고자 했던 WAC의 교훈을 기반으로 OTT 플레이어들이 보여준 것처럼 민첩하고 융통성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미우주무(未雨绸缪 : 비가 오기 전에 창문을 수리한다)라는 중국 격언이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미래를 위해 통신사업자 스스로 지혜를 모아 가상 공간 경제에 대비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가상재화 중 엄청난 트래픽을 유발시키는 콘텐츠의 경우 별도의 유통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24일 오전 GSMA 보드 미팅에 참석해 구글과 애플, OTT사업자의 출현으로 통신 매출이 감소하고, 차세대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압박은 계속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네트워크 트래픽 규격화에 대한 운영 방안을 제시했다.
컨테이너 박스 처럼 규격화된 유통 체계를 만들어 운송비용은 줄이면서 효율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을 네트워크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제한된 자원(네트워크)를 물보다 흔한 것처럼 마구잡이로 쓰는 것은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불필요한 신호를 주거나 실제 필요보다 크게 만든 동영상의 경우 규격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