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석채 KT 회장이 네트워크에 부하를 주는 대용량 동영상에 대한 규격화 논의에 나섰다. 글로벌 통신사들과 함께 모바일 기기 화면이 소화하는 용량 이상의 콘텐츠나 불필요한 신호를 계속 송출하는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네트워크 부하를 줄이기 위해 규격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Mobile Asia Expo) 기조 연설을 위해 중국 상하이를 방문한 이석채 KT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동영상 콘텐츠 등 네트워크 부하를 유발하는 콘텐츠에 대해 규격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24일 GSMA 보드 미팅에 참석해 글로벌 통신사 CEO들에게 이 같은 방안을 제시하고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전했다. 추후 공식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석채 회장의 콘텐츠 규격화 제안은 네트워크 트래픽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되는 콘텐츠도 규격화 시켜 네트워크 부담을 줄이고 소비자 편익을 증대시키자는 것이다. 즉, 콘테이터 박스를 통해 물동량 증가, 비용 절감 효과를 이끌어 냈듯이 콘텐츠도 규격화를 통해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회장 설명이다.
특히, 이 회장은 트래픽을 가장 많이 유발하고 있는 동영상에 대한 규격화가 시급한 것으로 보았다. OTT(Over The Top) 사업자들이 모바일 기기 화면이 소화할 수 있는 용량 이상의 콘텐츠를 공급해 불필요한 트래픽을 발생 시키고 있으며 이는 통신사에게 큰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 이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돈을 벌려고 하는 이들이 네트워크에 어느 정도 부담을 주는지 생각하지 않고 막 쓰고 있다"며 "이는 전형적인 외부불경제, 즉 사적 이윤 극대화를 위해 공적이익을 줄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회장은 "아무 짐이나 배에 실으면 수송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되는 콘텐츠도 표준화, 규격화를 해야 효율성이 높아지고 통신사들의 투자 부담도 줄어든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적은 비용으로 좋은 품질을 보장해주는 방안을 콘텐츠 제공 사업자들도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이 회장은 "규격을 벗어나 트래픽을 과도하게 유발할 수 있는 대용량 콘텐츠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과금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회장의 콘텐츠 규격화 계획은 OTT 사업자들에 대한 네트워크 이용료를 받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향후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이 개인 요구에 맞게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사용량 내에서 SD나 HD급의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고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압축기술이 계속해서 발전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사 중심의 규격화 추진은 OTT 등에게 데이터 부하 유발세를 받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전기처럼 네트워크도 미래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가능한 네트워크 부하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