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반도체 시장 역성장… 퀄컴, 나홀로 돋보인 ‘성장’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미국 퀄컴이 아날로그반도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불경기 영향으로 전체 시장이 역성장했지만 퀄컴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했다. 2011년 내셔널세미컨덕터를 인수한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도 전년 대비 매출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개 아날로그반도체 기업 중 성장세를 이어간 곳은 TI와 퀄컴 뿐이었다.
6일 시장조사업체 데이터빈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아날로그반도체 시장 규모는 393억달러로 전년 대비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반도체 시장 규모가 3% 역성장했음을 고려하면 아날로그반도체 분야는 특히 더 어려웠다는 것이 데이터빈스의 설명이다.
아날로그반도체는 빛, 소리, 압력, 온도 등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거나 그 반대의 역할을 하는 칩이다. 고주파(RF), 전력관리, 전력증폭기, 각종 센서류가 아날로그반도체로 분류된다. 데이터빈스는 지난해 경기 불황 영향으로 유선통신용 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아날로그반도체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컴퓨터, 인터페이스 및 데이터 변환 제품 판매량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상위 5개 아날로그반도체 기업 가운데 전년 대비 매출이 오른 곳은 TI와 퀄컴 두 곳이다. TI는 지난해 아날로그반도체 분야에서 전년 대비 1% 성장한 65억73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 16.7%의 점유율로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다. TI는 2011년 내셔널세미컨덕터를 인수한 뒤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TI는 아날로그반도체 인터페이스 분야에서 23~27%, 전력관리칩 분야에서 21~24%의 점유율로 업계 리더 자리를 지켰다.
퀄컴은 아날로그반도체 시장에서 지난해 22억23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7%나 성장했다. 업계 순위는 5위다. 상위 5개 아날로그반도체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곳은 바로 퀄컴이다. 이는 휴대폰 모뎀칩과 함께 사용되는 고주파(RF)칩의 판매 호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휴대폰에 탑재되는 RF칩은 기지국으로부터 고주파(수백MHz~ 수GHz)를 받아 모뎀칩이 처리 가능한 저주파 대역으로 변조시키거나 그 반대의 역할을 하는 칩이다. 퀄컴은 RF칩 외에도 전력관리칩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모뎀칩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퀄컴은 RF칩 등을 묶음 상품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활용, 이처럼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ST마이크로(2위), 아날로그디바이스(3위), 인피니언(4위) 등은 8~13%의 역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ST마이크로는 아날로그반도체 시장에서 전년 대비 13% 감소한 36억17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적자의 원흉이었던 에릭슨과의 합작사 ST에릭슨을 청산키로 하고 올해부터는 독자적인 경쟁력을 보다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아날로그디바이스는 지난해 22억52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업계 순위가 3위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이 같은 매출은 전년 대비 8% 감소한 것이다. 아날로그디바이스는 지난해 매출 가운데 절반 가량인 11억달러를 데이터 컨버터(아날로그→디지털, 디지털→아날로그) 분야에서 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전체 아날로그→디지털 컨버터(ADC) 칩 시장에서 60%, 고속 ADC 시장에서 85%의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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