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LG전자가 24일 2013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14조1006억원, 영업이익 349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늘어났고 작년 4분기와 비교해 4.7%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22억원 줄었지만 전 분기보다 2326억원이 높아졌다.
먼저 휴대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뚜렷한 실적개선이 눈에 띈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처음으로 1000만대를 넘었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전분기 대비 14% 늘어난 3조2097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도 작년 2분기 1.2%에서 4분기 2%, 올해 1분기 4.1%를 달성해 매출과 원가 구조 개선이 이뤄지고 있음을 반영했다. 무엇보다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과 같은 프리미엄뿐 아니라 보급형 3세대(3G) 라인업인 ‘L시리즈’, ‘넥서스4’가 지속적인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MC사업본부와 달리 HE사업본부와 HA사업본부는 수익성이 다소 악화됐다. HE사업본부 실적은 매출 5조1724억원, 영업이익 298억원이다. 매출로는 전년 동기 대비 4.6%, 지난 4분기와 비교해 20.7% 하락했다.
액정표시장치(LCD) TV는 수요 정체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와 IT 제품의 매출 감소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대표적인 IT 제품인 PC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의 급속한 보급으로 돌파구를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도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9% 감소하며 7630만대(IDC 기준)에 그쳤다.
HA사업본부의 경우 매출 2조8067억원, 영업이익 1017억원을 나타났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7%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은 416억원이 줄었다. 내수시장이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골칫거리다. 김치냉장고는 제품 카테고리가 만들어진 이후 처음으로 시장이 100만대 이하로 떨어졌다. 따라서 오는 2015년 전 세계 생활가전 1위 달성을 위해서는 해외 판매가 크게 늘어나야 한다.
AE사업본부는 에어컨 예약판매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매출이 전분기보다 80% 늘어난 1조230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72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도 소폭 늘었다. 에어컨 판매가 최악이었다는 작년보다는 나을 것으로 보이지만 2011년 수준을 회복할지는 미지수다.
전체적으로 LG전자는 매출은 늘고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있어 본격적인 물량 확대에 나선 모양새다. 이제까지 세계 시장에서 먹힐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을 펼쳤다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팔을 걷어붙인 셈이다.
연결기준으로 1분기 판매관리비는 2조7842억원이다. 작년 1분기 2조6509억원보다 1333억원이 늘어났다. 올 초부터 삼성전자와 에어컨 1위 기준을 두고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인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동안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했던 HA사업본부 대신 고전을 면치 못했던 MC사업본부가 전면에 나선 것도 눈에 띈다. 영업이익도 각 사업분문별 가운데 가장 좋았다. 스마트 기기 성장세로 봤을 때 전사적으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대주이면서 내부적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한 듯하다.
한편 LG전자는 2분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경쟁력이 확보된 ‘옵티머스G 프로’와 중저가 시장 대응을 위한 ‘F시리즈’, ‘L시리즈2’를 본격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연구개발(R&D) 인력 확보로 수익성이 떨어진 HA사업본부와 AE사업본부는 제품 차별화와 중저가 시장 확대, 수익성 중심의 사업운영으로 영업이익률 개선에 주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