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일본 니콘이 2017년 450㎜ 실리콘 웨이퍼에 대응하는 불화아르곤(ArF) 이머전 노광 장비를 출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11일 카즈오 우시다 니콘정밀장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일본 현지에서 열린 세미콘 재팬 포럼에서 “오는 2017년 450㎜ 웨이퍼용 ArF 이머전 노광 장비를 출하한다”며 “이 때 출하될 장비는 시험용이 아니라 정식 양산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광(露光)은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핵심 반도체 제조 공정이다. 현재 20~40나노대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사용되는 노광 장비는 193㎚ 레이저 파장을 갖는 ArF 이머전 방식이다. 업계에선 반도체의 회로 선폭을 10나노대로 줄이려면 파장이 13.5㎚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가 도입되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었다.
아울러 450㎜ 웨이퍼에 대응하는 노광 장비도 EUV 방식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우시다 CEO는 그러나 “현재와 같은 미세화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25년 6나노의 공정에 접어들어 미세화의 한계에 부닥칠 것”이라며 “EUV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ArF 이머전 노광 인프라와 다(多) 패터닝 조합으로 6나노 공정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450㎜ 웨이퍼용 노광 장비를 개발하기 위해 수백억엔의 개발비를 니콘에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EUV 노광 장비를 독점 개발하고 있는 네덜란드 ASML에도 EUV 및 450㎜ 장비 개발을 위한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기술력이나 시장 지배력을 고려했을 때 니콘이 ASML를 앞서 차세대 장비를 내놓을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ASML은 세계 반도체 노광 장비 시장에서 80%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독점적 지위의 1위 업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텔이 차세대 노광 장비 개발에 시장 1위 업체인 ASML과 2위 업체인 니콘과 기술 개발 경합을 붙인 셈”이라며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소자 업체들의 공정 미세화에 관한 요구가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