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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살이 나아지나 했더니…통신사 시련의 계절 오나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통신업계에 시련의 계절이 다시 찾아왔다. 정부의 강도 높은 보조금 조사에 대선 데 이어 대통령 후보들은 통신요금 인하와 망중립성 보장 등을 약속하고 있다.

올해 실적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통신업계가 다시 고민에 빠졌다. LTE 가입자가 늘어나며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규모 투자비 지출에 경쟁심화로 마케팅비만 늘어났다.

더 큰 문제는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는 점이다. 박근혜, 문재인 두 대선 후보는 가계 통신비 인하가 필요하다며 가입비 폐지 등 통신요금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문자요금 인하, 초당과금 도입, 기본료 1000원 인하 등을 경험한 통신업계는 요금인하 수위가 어느정도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기에 망중립성과 같은 사업자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는 이슈에 대해서도 대선 후보들은 통신업계와는 반대 입장에 서있다.

박근혜 후보는 이미 이미 가입비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가입비는 SK텔레콤 3만6000원, KT 2만4000원, LG유플러스 3만원으로 사업자마다 다르다. 번호이동과 신규가입 숫자를 고려할 때 연간 3000억원 내외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박 후보는 와이파이존을 1만개소로 늘리는 방안도 제시했다. LTE 서비스가 무제한 요금제가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와이파이 이용률 증가는 데이터 소비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소비자들이 요금제를 선택할 때 지금보다 요금제를 한 단계 낮출 수 있다.

문재인 후보측 역시 통신요금 인하에 긍정적이다. 기본료를 폐지하거나 대폭 낮추는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박근혜 후보의 가입비 폐지보다 요금인하 폭이 훨씬 커질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활성화도 통신업계 입장에서는 고민이다. 지금은 조악한 품질 때문에 m-VoIP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졌지만 언제든지 이통사 음성매출을 잠식할 수 있는 사안이다.

문 후보측은 망중립성 보장도 제시했다. 현재 방통위가 마련한 통신망 이용 및 트래픽관리 기준은 주요 대선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과는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방통위는 지난달 29일 전체회의에서 '통신망의 합리적 관리·이용과 트래픽 관리의 투명성에 관한 기준'제정 사항을 보고 받을 예정이었지만 이 같은 문제로 보류시킨 바 있다. 결국 대선 이슈와 맞물려 정책결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고 내용 또한 대폭 수정될 수 있는 것이다.

LTE 전국망이 구축됐지만 여전히 망고도화 등에 지속적인 투자도 불가피하다. 시장상황에 따라 마케팅비용의 상승 가능성도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신업계에게는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어려울 수 있다.

통신업계는 이 같은 현실에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전반적으로 올해 LTE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만큼, 내년에는 비용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경쟁환경 역시 올해처럼 치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연스레 수익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선 변수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올해 LTE 전국망을 다 구축한 만큼, 내년에는 투자비가 상당부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마케팅 경쟁 역시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LTE 시장 초기인 올해처럼 과도한 경쟁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현실화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며 "IT 성장을 견인한 것은 고품질의 네트워크 덕분이었는데 투자여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성장하기 어려운 만큼, IT생태계, 타 산업간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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