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1위 업체인 LG디스플레이가 셀(Cell) 사업을 전면 확대한다. 셀은 LCD 패널에서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 컬러필터, 액정이 조합된 상태로 백라이트유닛(BLU), 구동드라이버IC 등이 장착되지 않은 일종의 반제품 상태를 의미한다.
패널 상태의 제품 공급을 고집해왔던 LG디스플레이가 매출 축소를 감내하면서도 셀 거래 비중을 늘리기로 한 배경으로는 경기 침체로 촉발된 시황 악화, 이어진 실적 하락과 연관이 있다. 셀 거래 비중을 늘려 사업 구조를 슬림화하고 생산 비용을 절감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TV 제조업체들이 디자인 차별화와 제조 효율성 제고를 위해 셀 거래를 희망하고 있는 최근의 추세를 적극 반영한 조치이기도 하다. 다만 이 같은 경영 전략으로 희성전자와 같은 LG디스플레이의 BLU 협력사들도 매출 감소 등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부터 주요 TV 고객사 공급 물량 가운데 LCD 셀 거래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까지 필름타입편광(FPR) 방식 3D LCD 패널 등 프리미엄 제품을 제외한 절반 이상의 물량을 셀 상태로 거래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LCD 사업에서 셀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상반기 말 기준 10%에 불과했다. 이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늘어난다면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회사는 그러나 모듈 상태로 판매하는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을 늘리고, 사업 구조의 슬림화가 동시에 이뤄진다면 매출 변동은 크지 않고 오히려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최대 경쟁자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가 TV 제조 거점에 독자 LCD 모듈 라인을 갖추면서 2010년을 기점으로 셀 거래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미 올 상반기 그 비중이 50%까지 올라왔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대형 LCD 3, 4위 업체인 대만 AUO와 CMI의 올 상반기 셀 거래 비중도 각각 35%, 60%에 달한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셀 상태로 TV업체들에게 공급되는 LCD는 전체의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1위 업체인 LG디스플레이까지 셀 거래를 확대한다면 이 비중은 전망치보다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는 지난 26일 열린 2012년도 2분기 실적발표 IR 현장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차별화 LCD 제품의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그간 제한적으로 대응했던 셀 거래를 늘려 고객과의 윈-윈 구조를 강화하는 등 수익성 위주로 사업 운영 모델을 단계적으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