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디스플레이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서 셀(cell)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셀은 LCD 패널에서 백라이트와 구동 드라이버IC 등을 장착하지 않은 일종의 ‘반제품’ 상태를 의미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간 LCD에 부품을 장착한 모듈 형태의 제품을 주로 공급해왔다. 그러나 최대 고객인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가 TV 제조 거점에 독자 LCD 모듈 조립 라인을 갖추면서 2010년을 기점으로 셀 거래 비중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26일 관련 업계 및 삼성에 따르면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에서 셀 상태로 거래되는 비중은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LCD사업부 시절인 2009년 하반기 셀 거래를 처음 시작했고, 그 비중은 작년 초 30%에서 올 상반기 전체의 절반 수준까지 올라왔다.
비중 확대의 이유는 TV 제조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셀 상태의 LCD 주문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중국 TV 업체들에게도 셀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TV 제조업체가 셀 상태의 LCD를 받아 모듈을 직접 조립하거나 외주 생산을 맡길 경우 대당 5~10달러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모듈 상태와 비교하면 부피와 무게가 작아 물류비도 5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 VD사업부의 경우 원가 절감 보단 ‘완제품 차별화’라는 이유가 강하다. 백라이트 등 모듈를 통해 이룰 수 있는 기능 및 디자인 혁신이 무궁무진한데 이를 직접 관장해 후발 업체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처럼 셀 거래 비중이 늘어나면 LCD 업체는 평균판매단가가 축소돼 매출 및 이익 하락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선 LCD 사업의 구조가 모듈에서 셀 방식으로 완벽하게 전환될 경우 매출이 30% 이상 하락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업계의 주도권이 사실상 부품에서 완제품 업체로 넘어왔기 때문에 셀 거래 비중을 다시금 축소하기란 사실상 어렵다”며 “LCD 업체 입장에선 사업 구조가 보다 슬림해질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의 여지는 분명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