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서든어택’ 서비스 이관을 두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던 넥슨과 넷마블이 극적으로 손을 잡았다. 넥슨의 자회사 게임하이의 가처분 신청 사실이 불거져 업계 전체가 시끄러웠던 지난 17일, 넥슨과 넷마블 경영진은 그날 저녁에 만나 화해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양측은 큰 틀에서의 합의부터 기술적인 부분까지 주말 내내 협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넷마블은 게임하이의 서버접근 제한을 풀었고 패치적용과 이용자들의 게임정보 이관에도 합의했다.
이에 대해 권영식 넷마블 퍼블리싱사업본부장은 “양사가 신뢰회복을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지금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며 “‘서든어택’ 공동 퍼블리싱을 위한 긍정적인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행이다. 양측의 싸움이 진흙탕에서 막장으로 치닫기 전 제동이 걸렸다. 업계 전체의 시선이 싸늘한 가운데 싸움이 더 진행됐으면 그야말로 난장판이 될 뻔했다.
게임산업을 담당하고 있는 기자는 이번 화해를 업계 자정작용의 힘이라 믿고 싶다. 물론 주변 시선이 부담스러워 합의한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양사가 손을 맞잡은 결정적 계기는 “더 이상은 곤란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리라.
이번 분쟁으로 남긴 소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에 관계 설정이 다시 화두가 됐다는 것이다.
2009년 네오위즈게임즈와 드래곤플라이의 ‘스폐셜포스’ 재계약 이슈로 불거진 ‘게임 DB(게임전적)’, ‘회원 DB(신상정보)’ 명칭의 구분은 그 이후 게임 서비스 계약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서든어택’은 2005년 넷마블과 게임하이 간에 계약이 맺어졌다. 당시 ‘고객 정보’라는 말로 DB를 통칭한 것이 지금의 화근을 불러온 주요 이유가 됐다.
모든 퍼블리셔는 재계약을 리스크로 안고 있다.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퍼블리셔가 개발사와의 관계 정립이 필요해졌다. 개발사가 줄고 있어 향후 퍼블리싱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때문에 재계약 결렬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선 양사가 서비스 도중에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게임은 IT를 대표하는 산업군으로 커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0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9년 게임산업 종사자들의 1인당 수출액은 3만2700달러에 달한다. 이는 콘텐츠 산업 평균인 5770달러의 약 6배에 해당한다. 방송산업 5750달러의 5배, 영화산업 530달러의 60배가 넘는 수준이다.
넥슨과 넷마블, 양사가 합의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은 아니다. 이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는 있다. 지금의 화해무드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마당에 서로가 가해자이자 피해자일 수밖에 없는 재계약 분쟁은 이쯤에서 끝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