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LG전자가 올해 평판TV 판매 목표를 최소 3550만대, 최대 4000만대로 잡았다. 판매 목표를 유동적으로 정한 것은 주요 선진국의 TV 수요 둔화로 판매 예측이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LG전자의 평판TV 판매 목표는 2900만대였으나 목표치에 다소 미달하는 판매 실적을 보인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 같은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4일(현지시각) 권희원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 부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에서 간담회를 갖고 “올해 PDP 450~500만대, LCD TV 3100~3500만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TV 판매량은 세계 경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전망이 그리 좋지 않다”면서 “주요 시장조사업체들도 올해 2~3분기 TV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판매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 프리미엄급 제품인 LED TV 판매량 목표치는 제시하지도 못했다.
권 부사장은 “지난해 목표 판매량을 다 채우지 못했다. 경쟁 TV 업체들 모두 판매량이 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3D TV 판매가 활발하지 못했고 LED도 CCFL 대비 1.2배 정도로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아서 수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권 부사장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의 TV 판매량은 목표치에서 5~7% 미달했다.
올해 TV 업계의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3D 및 스마트TV의 경우 비교적 공격적인 목표를 내세웠다. 스마트TV에 대해서는 전체 TV 라인업 가운데 절반 이상의 제품에 스마트 기능을 탑재하기로 했다.
3D TV는 전체 평판 TV 판매량 가운데 비중을 30%로 잡고 이 가운데 70%를 LG디스플레이의 FPR(필름 패턴 편광안경 방식) 3D 패널을 적용한 시네마TV로 채운다는 전략을 세웠다. FPR 3D 패널을 적용한 편광방식 3D TV 판매 목표는 800만대 가량으로 정했다. 다만 FPR 방식은 셔터글래스 제품과 비교해 원가가 다소 높고 화질 논란도 일어나고 있는 만큼 판매 추이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TV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LCD 패널 반제품을 구입해와 백라이트를 직접 조립하는 체제도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 혜택이 있는 중남미 지역 공장에서 생산 시스템을 개선해 1월 말부터 이를 적용한다. 상반기 중에는 유럽과 한국 지역에도 이 같은 생산 공정을 적용키로 했다.
권희원 부사장은 “구본준 부회장이 취임하면서 디스플레이 혁신, 생산, SCM 등에서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하는 모양새로 조직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며 “경쟁사 대비 인력과 리소스가 부족하지만 우리 회사의 강점을 잘 살린다면 TV 시장에서도 1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