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젠슨 황 “中 호퍼 없다”…엔비디아, 수출규제 속 블랙웰 중심 재편

김문기 기자
GB10을 소개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GB10을 소개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AI 칩 수출 규제 강화 이후 중국 시장 전략을 전면 재검토 중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중국 전용으로 설계한 호퍼(Hopper) H20 칩은 더 이상 수정할 수 없으며, 후속 칩 역시 호퍼(Hopper)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데 따른 추측이다.

17일(현지시간) 사우스모닝차이나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근 대만에서 열린 행사에서 “호퍼는 구조적으로 더 이상 손볼 수 없다. 중국을 위한 새 칩은 완전히 다른 방식이 될 것”이라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정부가 H100, H200, H20 등 고성능 AI 칩의 대중국 수출을 전면 제한하면서 나온 발언이다. 그동안 H20은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중국 수출이 가능했던 엔비디아 칩이다.

주요 외신들이 엔비디아가 다운그레이드된 H20의 새로운 파생 모델을 오는 7월께 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지만, 황 CEO는 이를 사실상 부인했다. 호퍼는 끝났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그는 대만에서 TSMC, 미디어텍, 콴타컴퓨터 등 핵심 파운드리 및 서버 파트너들과 만나 ‘블랙웰(Blackwell)’ 기반 차세대 AI 시스템 생산 체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모양새다.

또한 그는 수출 규제와 관련한 우회 수출 의혹도 정면 반박했다. 엔비디아가 판매하는 시스템은 최대 72개의 GPU와 36개의 CPU가 포함된 수톤짜리 통합 시스템이기 때문에 밀수나 회색지대로 빠질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고객사들 역시 미국 규정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는 것. 미국 정부는 지난 1월 ‘AI 기술 확산 규칙(AI Diffusion Rule)’을 도입해 중국을 포함한 제3국으로의 간접 수출을 제한한 바 있다.

한편, 엔비디아는 중국에서 약 170억달러, 전체 매출의 13%를 거뒀다. 그러나 화웨이를 중심으로 한 중국 로컬 반도체 생태계의 성장과 미·중 규제 환경의 악화로 인해, 해당 매출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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