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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I칩 중동 빗장 풀리자 中 우회 수출 우려 확산…젠슨 황 '부인'

옥송이 기자

GB10을 소개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GB10을 소개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최근 중동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반도체 빗장을 풀면서, 중동에 대거 유입된 AI 칩이 중국으로 전용(轉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에 대해 미국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반박하고 나섰다.

대만 타이베이를 방문 중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최신 AI 칩이 중국으로 넘어간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엔비디아의 하드웨어는 물리적으로 크기 때문에 국경을 넘어 밀수되기 어렵다. 고객들도 규정을 숙지해 자체적으로 감시하고 있다"면서 설명을 더했다.

중동 AI 반도체 수출길의 수혜자인 엔비디아의 고성능 AI칩이 중국으로 밀수될 수 있다는 설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의 최신 주력 제품은 최대 72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36개의 프로세서로 구성된 통합 시스템으로 판매된다.

황 CEO는 "(엔비디아 제품은) 거대한 시스템으로, 그레이스 블랙웰 시스템은 거의 2톤에 달해 그걸 주머니나 백팩에 넣을 수는 없다"며 "AI 칩이 전용(轉用)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16일(현지시간) 나흘간 진행한 증동순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I반도체 수출통제를 폐기했다. 사실상 증동에 대한 AI 빗장을 해제함에 따라, 아랍에미리트(UAE)는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매년 50만개씩 구매하기로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20%는 UAE 기업인 G42에, 80%는 UAE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미국 기업에 공급된다. 아울러 엔비디아는 또다른 중동 부국 사우디의 기업 휴메인에 최신 AI 반도체 1만8000개를 공급할 예정이다.

황 CEO는 트럼프 행정부의 AI 반도체 수출 정책 폐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 기술의 전 세계 확산을 제한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일"이라며 "미국 기술을 전 세계에 최대한 확산시키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중국에 대한 AI 등 기술 통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3일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중국 화웨이의 자체 개발 AI칩 어센드와 관련, "전세계 어디서든 화웨이 어센드 칩을 사용하면 미국 수출 통제를 위반하는 게 될 것"이라며 엄포를 놨다.

이에 15일 중국 상무부는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며 맞섰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해 주국 칩 산업에 근거 없는 죄명으로 제한을 가한 것은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산업 및 공급망 안정을 위협한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날에는 미국 의원들이 화웨이 하모니 OS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차단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냈다. 미국 의원들은 어센드 AI 칩셋에 이어, 중국산 운영체제가 미국 안보의 위협이 된다고 봤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차량 및 스마트 기기까지 통합 연결되는 하모니 OS가 중국의 간첩 활동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첨단 기술을 두고 미중간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차이나테크'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오는 19일 화웨이는 PC용 하모니 OS를 처음 탑재한 노트북을 공개한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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