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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美 칩 190억개 조달·印 아이폰 전면 확대…‘脫중국’ 속도낸다

김문기 기자
[사진=생성형 AI 제작]
[사진=생성형 AI 제작]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애플이 미국에서 조달하는 칩 수를 연간 190억개로 늘리고, 미국 시장에 공급할 아이폰의 대부분을 인도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TSMC의 애리조나 공장 증설과 함께 인도의 위상이 급상승하면서, 애플 공급망에서 ‘탈중국’ 기조가 가속화된 모양새다.

지난 1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실적 발표 후 가진 애널리스트 콜에서 “올해 미국 12개 주에서 190억개 이상의 칩을 공급받을 계획이며, 이 중 수천만 개는 TSMC 애리조나 팹에서 생산된다”고 밝혔다. TSMC는 현재 애리조나에 6개의 생산 설비를 확장 중이며, 이 중 일부는 이미 저가형 아이패드 및 애플워치용 칩을 생산 중이다.

공급망 재편의 핵심 축은 ‘인도’다. 쿡 CEO는 “앞으로 미국에 판매되는 아이폰의 대부분을 인도에서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공급망이 하나의 지역에 집중될 경우 리스크가 지나치게 크다”며, 지정학적 리스크 회피를 위해 다변화를 꾀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중국’과 ‘인도’는 거의 동등한 빈도로 언급됐다. 이는 인도가 단순 생산기지에서 전략적 파트너로 격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전체 아이폰 생산량의 약 20%가 인도에서 만들어지고 있으며, 2026년까지 그 비중은 미국향 출하 기준으로 과반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애플은 미국 내 생산 기반도 적극 확대 중이다. 지난 2월 애플은 향후 4년간 미국에 500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고, 텍사스에는 자사 AI 서버 생산을 위한 신규 시설도 구축 중이다. 아이폰 디스플레이 유리 역시 미국 업체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전국 50개 주에 걸쳐 9000개 이상의 공급망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정치적 리스크도 공급망 전략의 변수다. 애플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 중국 보복 관세 부과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생산 거점의 다변화는 불가피한 조치라며 6월 이후 정세는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현재 아이폰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지만, 사전 리스크 회피 차원의 대응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편, 애플은 올 2분기 매출 954억달러, 주당순이익(EPS) 1.65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5%, 8% 성장했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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