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뚫은 삼성·LG, 그룹사에 묶인 현대·포스코…IT서비스 4社 희비 갈렸다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업체 네 곳의 2025년 1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삼성SDS, LG CNS, 현대오토에버, 포스코DX는 모두 각 그룹사의 디지털전환(DX)을 책임지는 전략적 IT 계열사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실적 흐름을 들여다보면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특히 LG CNS와 삼성SDS는 인공지능(AI)·클라우드 중심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며 외부 수주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꾀하고 있는 반면, 현대오토에버와 포스코DX는 여전히 그룹사 물량 의존도가 높은 구조 속에서 외부 업황 변화에 실적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LG CNS, 클라우드·AI로 역대급 실적…글로벌 AX 확대
LG CNS는 1분기 매출 1조2114억원, 영업이익 78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각각 13.2%, 144.3%의 고성장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6.5%로 전년보다 3.5%포인트 개선되며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잡았다. 내부적으로는 8년 연속 매출 성장이라는 안정성과 함께,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핵심은 AI와 클라우드 기반의 사업 확대다. AI·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7173억원으로, 전년 대비 30.1% 증가했다. 이로써 전체 매출의 약 59% 비중을 차지해 LG CNS의 핵심 성장엔진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김태훈 LG CNS AI클라우드사업부장(전무)은 “작년에는 대기업 고객 중심으로 AI에 대한 효용성과 적용 가능성 검증을 위한 다양한 PoC(개념검증)이 활발히 진행됐고, 특히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에이전틱 AI 기술 요소가 공개되며 관련 시장 성장이 본격화될 조짐”이라고 관측했다.
LG CNS는 금융과 제조, 공공을 중심으로 AI전환(AX) 수요가 본격화되면서 이를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생성형 AI 유즈케이스를 확보하고, AX 서비스를 글로벌로 확장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해외 공공 및 북미 계열사 사업 증가 등 해외 사업에서의 성장세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에 반해 같은 기간 스마트엔지니어링 사업 매출은 7.3% 감소했으며, 시스템통합·운영(SI·SM) 등을 포함한 디지털비즈니스서비스 사업 매출도 2.9% 하락세를 기록했다.
◆삼성SDS, 클라우드 비중 40% 돌파…공공·금융 공략 강화
삼성SDS 역시 클라우드 중심 체질 개선을 통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4898억원, 영업이익은 268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5%, 18.9% 증가했다. 이 가운데 클라우드 매출은 6529억원으로, 전체 IT서비스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클라우드 사업 내에서도 CSP(인프라)와 MSP(운영) 양축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동탄 데이터센터의 고성능컴퓨팅(HPC) 수요 확대와 함께, 공공 클라우드 영역에서는 대구센터를 중심으로 신규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또한 금융업권에서도 망분리 규제 완화 흐름에 맞춰 클라우드 전환과 생성형 AI 활용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내부적으로는 향후 성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SDS는 향후 클라우드 사업 매출 성장률이 20%대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서원석 삼성SDS IR팀장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0% 이상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며, 특히 CSP 사업은 성장률이 가장 높은 20% 중반대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다만 물류 사업 전망은 어둡다. 올해 1분기에 전년동기보다 11.6% 증가한 1조8894억원 매출을 올렸음에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물류 시장 변동성이 우려를 낳고 있다. 오구일 삼성SDS 물류사업부장(부사장)은 “미국 관세 정책 변화에 따라 지역간 물동량이 크게 이동할 가능성이 큰데,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국제 교역량이 감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오토에버, 매출 성장에도 수익성 일시적 ‘주춤’
현대오토에버는 1분기 매출 8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하며 외형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67억원으로 13.1% 감소해 수익성에서는 뒷걸음질했다. 분기 매출은 사상 최대 수준이었지만, 일부 고객사와의 계약 일정이 지연되며 수익 반영이 늦춰진 영향이 컸다. 여기에 인건비와 판관비 부담도 더해졌다.
사업별로 보면 SI 부문은 현대차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구축, 기아 차세대 고객센터 시스템 구축 등 그룹사 중심 수주 증가로 전년 대비 26.7% 성장했다. 차량 소프트웨어(SW) 부문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및 전장 SW 적용 확대에 힘입어 11.6% 늘어났다. IT아웃소싱(ITO) 부문 역시 그룹사 R&D 및 운영 계약 확대 덕분에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고마진 신사업이었던 차량 SW 부문이 하반기부터는 비우호적 환효과와 현대차·기아의 볼륨 성장 부진으로 인한 마진 축소가 예상되며 우려를 안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영업이익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2분기에는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으나, 실제 지난 23일 키움증권 리포트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목표 주가를 기존 15만5000원에서 13만5000원으로 12.9% 하향 조정했다.
◆포스코DX, 수주 하락 직격탄…수익성 방어는 ‘선방’
포스코DX는 4사 중 유일한 실적 역성장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은 2968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2.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29억원으로 35.0% 줄었다. 그룹사 주요 고객인 철강과 이차전지 중심의 자동화 사업 부문에서 투자 집행 시기가 밀리며 수익 반영이 급감한 탓이다. 수주금액은 전년 1분기 대비 38.3% 하락한 2038억원이며, 수주잔고는 지난해 3월 기준 1.17조원에서 올해 3월 0.8조원으로 줄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7.7%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며 선방했다. 선제적인 매출원가 감소 노력으로 매출원가를 전년보다 33.2% 축소하며 철강 업황 둔화 속에서도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향후 실적 반등은 1분기 진행 중인 수소환원제철(HyREX) 시범사업, 광양 LNG 탱크 증설 공사 등 신규 프로젝트 추이에 달렸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그룹사 수주 비중이 높은 사업 특성상, 포스코의 설비투자 일정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한계는 계속 잔존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AI 도입이 본격화되는 지금, 그룹사 수요만으로는 실적 한계가 분명하다”며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생성형 AI와 도메인 특화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는지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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