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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社 실적 가늠쇠 ‘IT투자’ 올해 전망은?…“믿을 건 AI뿐”

권하영 기자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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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글로벌 불확실성과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IT투자를 축소할 가능성이 떠오르면서, 이러한 IT투자 증감이 실적과 직결되는 IT서비스 회사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업계에선 올해 IT투자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측하는 가운데, 관건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수요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28일 삼성SDS 인사이드 리포트 ‘2025년 국내기업 경영 환경 및 IT투자 전망’에서 국내 제조·유통·서비스·금융 산업의 대기업 및 중견기업에 재직하는 IT 의사결정 관여자 4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5년 경영환경에 대해 지난해와 동일하거나 악화할 것이라 예상한 응답비율이 68%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의 올해 IT투자 규모는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할 전망이다. 조사에 따르면 IT투자 규모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곳이 48%, 확대하겠다는 곳이 25%였다. IT투자 규모가 감소하는 경우는 27%로 집계됐다.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IT투자를 줄이기보다 현상유지를 하겠다는 비율이 높은 이유는 생성형 AI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경영환경이 지난해와 동일하거나 악화할 것’으로 전망한 기업들 중에서도 56%는 생성형 AI에 대해선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IT기술 분야 중 생성형 AI는 올해 가장 확실한 투자 규모 증가(63%) 전망을 보인다. 특히 생성형 AI 투자를 확대하는 기업의 과반이 데이터(65%)와 클라우드(50%)에 대해서도 투자 확대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IT투자 추이는 곧 IT사업을 영위하는 IT서비스 기업들의 사업 실적을 가늠할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이 같은 전망은 낙관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사들이 그룹사 업황에 따라 실적 오르내림이 있었던 만큼, 시장에선 올해도 IT투자가 위축되지 않을지 불안감이 적지 않았던 실정이다.

국내 IT서비스 업계 맏형으로 꼽히는 삼성SDS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4% 감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통상 4분기가 IT서비스업의 최대 계절적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악화된 이유는 주력하는 시스템통합(SI) 사업의 주 매출원인 삼성 그룹사들이 경기침체로 IT투자를 줄이면서 물량이 축소됐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당시 삼성SDS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관계사들의 어려움은 느끼고 있지만 제품 수율과 성능 개선을 위한 제조 분야 관계사들의 투자는 올해 경영계획에도 반영돼 있고, 스마트팩토리 투자도 대대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작년 대비 비슷한 또는 상회하는 수준으로 계열사 매출 발생을 예측하고 있다”며 희망적인 관측을 내놨었다.

LG CNS도 현신균 대표가 기업공개(IPO) 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LG 그룹사 향후 매출 전망을 묻는 질문에 “그룹사 매출이 떨어질 것 같지 않고, LG 내부에서 DX(디지털전환)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기업들의 향후 IT투자를 견인하는 주된 요인이 생성형 AI에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주요 IT서비스 회사들은 생성형 AI와 유관 기술인 클라우드·데이터 등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삼성SDS의 경우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 ‘패브릭스’와 ‘브리티 코파일럿’을 올해 핵심 사업으로 앞세우고 있으며,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LG CNS는 상장으로 조달된 자금을 AI와 클라우드 개발에 쏟겠다고 선언했다. SK C&C는 그룹의 통신 계열사 SK텔레콤과 AX(AI전환) 사업화에 나섰고, 롯데이노베이트는 유통·제조·모빌리티 등 분야별 AI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거시경제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고 생성형 AI 관련 기술 변화도 급속도로 전개되면서 시장 상황이 언제 어떻게 재편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잔존해 있다.

IT서비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를 떠나 기업들의 최대 고민은 결국 비용절감이고, 그걸 해결해주는 게 생성형 AI”라며 “오히려 경기가 불황일수록 생성형 AI를 도입해야 할 이유가 커지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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