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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美 트럼프 장남 만났다…"AI·테크 협력 모색"

채성오 기자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왼쪽)과 트럼프 주니어. [ⓒ 연합뉴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왼쪽)과 트럼프 주니어.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과 회동을 가졌다. 한국 정보통신기술(ICT)업계의 대표 수장과 미국 정치권 핵심 인사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인공지능(AI) 등 글로벌 기술 생태계 협업 가능성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약 7년 만에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 이 의장이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직책을 맡았던 노하우를 발휘해 글로벌 사업에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트럼프 주니어와의 회동은 실무적인 측면에서 유의미한 사업 협력을 모색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ICT업계에 따르면, 이해진 의장과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오전 11시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조선 팰리스 호텔 서울 강남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 의장과 트럼프 주니어는 호텔 내 별도 보안 구역에서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두 사람의 이동 동선도 공개되지 않았을 만큼 극비의 보안된 환경에서 회동이 이뤄져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밝혀지진 않았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이 의장과 트럼프 주니어는) AI, 테크,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며 "상호 협력 등에 대해 긍정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이날 이 의장과 트럼프 주니어가 한국과 미국의 기술 중심 협력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가 생성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등 자체 AI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이번 트럼프 주니어와의 회동에서 AI 기술 협력 방안이 거론됐을 것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경량 모델을 오픈 소스로 공개해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는 한편 해외 빅테크와의 협력을 통한 소버린 AI 구축을 진행 중이다.

또한 네이버가 추진하고 있는 미국 사업에서의 협력 모델 확대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로 꼽힌다. 앞서 네이버는 2023년 북미 중고거래 플랫폼 '포시마크'를 인수했고 지난해 6월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실현하는 등 미국 지역을 거점으로 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투자 조직인 D2SF의 북미 스타트업 발굴·투자 확대도 거론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트럼프 주니어가 아버지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자국인 미국 중심의 기술 동맹과 공급망 재편을 강조하는 만큼, 네이버를 대표하는 이 의장과의 회동에서도 관련 대화를 나눴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주니어의 경우, 핵심 각료 인선에 큰 입김을 행사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 알려져 있는 데다 AI 및 클라우드 인프라 확대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의장과 트럼프 주니어의 만남은 짧게 끝났지만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기술 동맹에 대한 대화가 중심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국에서 네이버가 AI와 클라우드 분야를 대표하는 만큼 북미 사업 협력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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