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지난 8일 방문한 경남 양산에 위치한 한국필립모리스 공장. 출입구를 통과하자 멘솔 특유의 상쾌한 향이 코끝을 스친다.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생산동에 들어가기 전, 전신 방호복을 착용하고 머리카락 한 올도 보이지 않도록 철저히 장비를 갖춘 뒤 내부로 향했다.

공장 내부는 마치 반도체 클린룸을 연상케 할 만큼 청결했다. 총 7만㎡ 규모의 이 제조기지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인 아이코스 일루마 전용 타바코 스틱인 '센티아(SENTIA)'가 초정밀 자동화 공정을 거쳐 하루 수백만 개씩 생산되고 있었다.

'프라이머리(Primary)' 공정은 담뱃잎과 줄기를 최초로 가공해 비연소 제품의 핵심 원료인 '캐스트 리프(Cast Leaf)'를 만드는 과정이다. 내부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UPZ 그라인더'가 담뱃잎과 줄기를 1차로 분쇄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낮은 굉음을 내며 회전하는 이 장비는 잎과 줄기를 적정 비율로 섞어 굵게 분쇄하는 역할을 한다.

센티아는 두 단계의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먼저 '프라이머리(Primary)' 공정에서는 담뱃잎과 줄기를 초벌 가공해 핵심 원료인 '캐스트 리프(Cast Leaf)'를 만든다. 사무실 종이 파쇄기를 연상시키는 '슈레더(Shredder)'가 담뱃잎을 고르게 풀어주면, 이를 'UPZ 그라인더(Grinder)'와 'CGL(Coarse Grinding Line, 초벌 가공 라인)'에서 1차 분쇄 및 혼합해 시트 형태로 재구성한다. 이 캐스트 리프는 비연소 제품에서 연소 없이도 흡연감을 구현하는 핵심 소재다.

다음은 자동화된 '세컨더리(Secondary)' 공정이다. 이 단계에서는 캐스트 리프를 막대 형태로 접는 '크림퍼(Crimper)'가 토바코 플러그를 생산하고, '컴바이너(Combiner)'가 이를 필터와 결합해 센티아 스틱의 최종 형태로 조립한다. 마지막으로 '패커(Packer)' 공정을 통해 스틱은 20개입 한 갑으로, 10갑이 한 보루, 50보루가 한 상자로 자동 포장되어 출고된다. 전 공정은 정해진 규격과 품질 기준에 따라 자동 제어되며, 출하 전 샘플링 검사로 최종 점검을 거친다.

한국필립모리스 측은 "센티아와 테리아 모두 동일한 제조 기준과 품질 시스템 아래 생산된다"며 "단 하나의 제품도 허술하게 만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한국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 센티아의 전국 출시와 함께 '담배 연기 없는 미래'를 실현하기 위한 생산 전략의 청사진을 그렸다. 동아시아 유일의 비연소 제품 생산기지인 경남 양산 공장은 이번 미디어 투어를 통해, 필립모리스의 글로벌 전략 최전선에서 한국이 맡고 있는 핵심 역할과 기술력을 집중 조명받았다.

지난 2002년 설립된 양산 공장은 지금까지 약 7000억원이 누적 투자된 필립모리스의 전략 거점이다. 약 7만㎡ 부지에 항만, 공항, 고속도로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갖췄으며, 연간 400억 개비의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내수는 물론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12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차용준 양산 공장 생산 부문 총괄 이사는 "현재 양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약 60%가 비연소 제품이며, 연초 제품은 40% 수준"이라며 "특히 수출 대상 제품의 상당수가 비연소 제품으로 구성돼 있어, 양산 공장은 담배연기 없는 미래를 실현할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수출 비중 50% 목표는 비연소 제품 중심의 계획이었으며, 향후 비중 확대 여부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전국 출시된 센티아는 전자담배 입문자를 겨냥해 연초 고유의 클래식한 맛을 구현한 신제품이다. 기존 제품인 '테리아'와 동일한 생산 설비와 품질 기준을 따르지만, 타깃 소비층이 다르다는 점에서 센티아는 테리아보다 300원 낮은 가격에 출시됐다. 김기화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테리아는 다양한 플레이버를 원하는 경험자용, 센티아는 전환 입문자용 제품으로 기획됐다"며 "이 같은 차별화가 가격 차이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센티아는 먼저 전자담배 전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지방에서 선출시됐다.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었던 점을 바탕으로 전국 확대가 결정됐다. 김 총괄은 "구체적인 판매량을 밝히긴 어렵지만, 시장 적합성을 입증한 첫 단계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산 공장은 제품 생산에 최적화된 설비와 공정을 갖추고 있다. 정창권 양산 공장 엔지니어링 부문 총괄 이사는 "양산 공장은 글로벌 생산기지 중에서도 품질 수준이 높은 편이며, 불량률은 약 0.01% 수준"이라며 "이 같은 품질관리는 KOLAS 국제공인시험기관 인증을 받은 공장 내 실험실에서 상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산 공장은 ISO-9001(품질경영), ISO-14001(환경경영), ISO-45001(안전보건경영) 등 글로벌 기준도 모두 충족하고 있다.

또한 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아이코스'는 현재까지 미국 FDA로부터 판매를 공식 허가받은 유일한 제품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재현 사이언스 커뮤니케이션 부장은 "미국에서는 FDA 인가를 받은 상태지만, 국내 식약처에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저감과 관련된 인가 제도가 존재하지 않아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올해 11월부터 담배 유해성분 공개 관련 법안이 시행되면, 연초 제품뿐 아니라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효 성분도 분석돼 식약처가 공개하게 된다"며 "이번 제도 시행이 국내에서도 관련 제도를 마련하는 첫 단추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산 공장은 제품 혁신의 전초기지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 2월 '아이코스 일루마 i' 시리즈를 출시하며 비연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냈다. 일루마 i는 터치스크린, 일시정지 모드, 사용자 맞춤형 흡입 기능 등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탑재한 최신 기기다. 센티아 역시 일루마 시리즈 전용 스틱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전환을 고려하는 기존 연초 흡연자와 기존 아이코스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지아 아흐메드 카림(Karim, Zia Ahmed) 한국필립모리스 양산 공장장은 "양산 공장은 단순한 생산 시설이 아니라 '비연소 혁신의 허브'로 성장하고 있으며, 센티아의 전국 출시는 담배 연기 없는 미래 여정에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라며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는 양산 공장의 DNA가 집약된 센티아에도 관심을 부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