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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준희호 삼성SDS, 6조 현금 놓고 “주주환원하라”vs“성장투자 먼저”

권하영 기자
삼성SDS타워 [Ⓒ 삼성SDS]
삼성SDS타워 [Ⓒ 삼성SDS]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삼성SDS가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라는 주주들의 성토 속에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마쳤다. 회사는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 참여 가능성을 비롯해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사업 강화 및 인수합병(M&A) 등 투자 의지를 강조했으나, 직접적인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마음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삼성SDS는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 본사에서 개최된 제4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승인과 이준희 신임 대표 및 이호준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의 사내이사 선임, 정관 변경,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 등 안건을 의결했다.

삼성SDS 새 사령탑을 맡은 이준희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주주들에게 신임 대표 체제를 공식화했다.

이날 주총에선 삼성SDS의 주가 침체가 도마에 올랐다. 주주들은 6조원에 이르는 회사의 현금성자산을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에 활용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삼성SDS 주가는 12만원선으로, 2014년 공모가인 19만원에 상장한 이후 당해 11월 40만원까지 찍었다가 지난 11일 사상 최저인 11만850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날 자신을 네이버카페 소액주주모임인 삼성SDS주주연대를 대표해 참석했다고 소개한 한 주주는 이러한 삼성SDS의 주가 추이를 언급하며 “삼성SDS에 투자한 주주들 모두 큰 손실을 보고 있는 매우 참담한 실정”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작년 말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1월까지 밸류업 프로그램을 실행한다고 약속했고, 소액주주들도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으나 현재까지 실행되지 않은 채 주가는 속절 없이 하락하고 있다”며 “현금성자산을 6조원이나 보유한 상황에서 주주 환원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를 말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SDS가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 본사에서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 디지털데일리]
삼성SDS가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 본사에서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 디지털데일리]

지난해 기준 삼성SDS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전년보다 9.7% 증가한 6조240억원에 달한다. 매년 9% 이상 현금을 꾸준히 늘려온 결과, 2020년 4조1942억원이었던 현금성자산이 지난 5년간 43.6% 급증했다.

이날 주주들은 이와 같은 현금성자산을 자사주 매입 또는 소각 등 직접적인 주가부양책에 사용할 것을 주문했다. 실제로 이준희 대표의 경우 대표 내정 직후 지난해 12월 약 1000주(1억4000만원)를 매입한 바 있다. 한 주주는 “좀 더 적극적인 주주환원 내지 주가부양 의지를 표현하는 측면에서 추가 매입 의사가 있느냐”며 “이사회 임원들도 단 100주라도 매수해서 주가에 대한 의지를 보여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삼성SDS는 AI와 클라우드 등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 의지를 우선했다. 안정태 삼성SD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사주 매입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있고, 현금 6조원에 대해서도 어떤 사업에 성장 자원으로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1년에 캐시플로우 개념으로 보면 주주 환원 배당금 등을 제외하고 약 500억원씩 쌓여가고 있는데, 이 돈으로 클라우드나 새로운 AI 기술의 출현에 대응해 데이터센터 등 투자가 실제 소요되고 있는 것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 CFO는 “자사주 매입이 필요할 수 있지만 우선 회사가 파이를 크게 만들어 주주에도 돌아가고 회사 성장도 담보할 수 있는 투자자본의 활용이 더 중요하다 생각한다”며 “저희가 준비 중인 구미 AI 데이터센터에 엄청난 돈이 소요될 계획인데 그런 부분에 투자해 경영 성과를 확보함으로써 주가가 오르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실제 삼성SDS는 최근 구미에 신규 데이터센터용 부지를 확보한 상태다. 삼성전자로부터 ‘경상북도 구미시 1공단로 244’에 위치한 ‘토지 일부 및 대상토지 부속건물 일체’를 215억원에 매수했는데, 향후 회사의 AI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SDS는 국내에 서울 상암·수원·구미·춘천·동탄 등 5곳, 해외에 13곳 등 총 18곳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인데, 이번 구미 부지에 데이터센터를 지으면 19번째가 된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가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 본사에서 개최된 제4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이준희 삼성SDS 대표가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 본사에서 개최된 제4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쌓인 현금 보유량만큼 삼성SDS의 M&A 빅딜에 대한 시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지만, 이날 주총에서 구체적인 M&A 계획이 제시되진 않았다. 이날 전임 대표로서 마지막 주총을 이끈 황성우 전 대표는 “회사는 지난 3~4년간 M&A팀을 별도로 두고 전략 방향을 검토해오고 있으며, 실제 엠로 인수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M&A는 항상 검토하고 노력을 하고 있다”며 “회사의 체질 개선을 위한 우리의 방향을 클라우드 쪽으로 완벽히 굳히기 위한 M&A는 지속될 것”이라 언급했다.

이날 주총에선 정부가 추진하는 2조원 규모 민관합작 AI 인프라 프로젝트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에 삼성SDS가 참여할 가능성도 떠올랐다.

이준희 대표는 주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계신 거냐”는 질문에 “여러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하는 게 대구센터나 행안부와 복지부 등 여러 안건들이 있어서 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S는 지난달 말 접수가 끝난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 공모에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된다.

안 CFO 역시 “공공 사업 수주 소식이 많이 들리는데, 그 연장선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에도 참여를 검토 중이냐”는 주총 현장의 주주 질의에 “말씀주신 대로 공공 사업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고 있고, 최근에 수주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진행하는 AI 데이터센터에 대해서도 수주에 참여하고 있고 실제적으로 유인을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는 올해 들어 행정안전부와 국회, 경기도소방학교 등 공공 AI 및 클라우드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고 있다. 공공과 민간이 각각 51%와 49% 비율로 투자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최대 2조원을 투자하는 국가 AI컴퓨팅 센터 구축사업은 향후 공공 AI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공공 사업을 강화 중인 삼성SDS의 참여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진다.

한편, 이날 삼성SDS가 주총을 통해 의결한 안건은 ▲제40기(2024년1월1일~2024년12월31일)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준희 대표·이호준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 사내이사 선임의 건 ▲전자증권 조문 정비 및 이사회 산하 설치 가능 위원회 종류 추가에 관한 건 ▲총 9명(사외이사 4명) 이사 보수 총액 한도를 2024년과 같은 83억원으로 결정하는 건 등이다. 모두 반대 의견 없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삼성SDS는 “올해 글로벌 경제 침체, 불확실한 경영환경 등 어려움 속에서도 생성형 AI 기반 클라우드 사업을 더욱 강화, 확대할 계획”이라며 “미래의 성장을 위한 GPU 기반 AI 데이터센터를 준비하고, 공공 및 금융 업종 등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전환·운영 사업을 확대하며, 생성형 AI 사업을 통해 기업 고객 업무의 하이퍼오토메이션 혁신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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