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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IT에 부는 'AI' 바람…인더스트리 5.0 어디까지 왔나

이나연 기자
12일 '2025 스마트공장·자동화 산업전'이 열린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시관 앞에 관람객들이 출입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12일 '2025 스마트공장·자동화 산업전'이 열린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시관 앞에 관람객들이 출입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일으킨 혁신의 바람이 스마트 공장과 같은 제조 정보기술(IT) 산업에도 불고 있다.

지금껏 스마트 공장은 설정된 알고리즘에 따라 움직이는 '자동화'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제 제조 현장은 AI가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공정을 운영하는 AI 기반 '자율 제조' 공장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난 12~14일 개최된 '2025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5)'은 '자동화에서 자율화로'를 주제로 500곳 이상 국내외 기업이 참가했다. 이들 기업은 2200여개 부스에서 최신 제품과 솔루션을 선보였다.

실제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 제조 인프라가 AI, 디지털 트윈, 로봇, 클라우드·엣지 컴퓨팅 기술과 결합한 제조 혁신 사례를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현대차 그룹사인 현대오토에버의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AI 제조 관리 솔루션'과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협동 로봇(Cobot)'과 '사물인터넷(IoT)·AI 기반 지능형 전력 시스템', 로크웰 오토메이션의 '자율주행 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오토에버의 미니 생산라인 시연존
현대오토에버의 미니 생산라인 시연존

현대오토에버는 전시 현장에서 자사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 솔루션을 아우르는 자체 브랜드 '네오팩토리'를 선보였다. 네오팩토리는 AI가 생산, 품질, 데이터 관리 등 모든 시스템을 소프트웨어로 통합하고 제어하는 공장을 의미한다.

특히 생산 라인 일부를 옮겨 온 팩토리 시연 존을 통해 협동 로봇, 차량 이동 로봇, 외장 검사용 AI 비전 등 현장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장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줬다.

에너지 관리·자동화 분야 글로벌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제조 환경 유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로봇 자동화 솔루션 'MC12 머신' 및 '렉시엄 코봇'을 선보였다. 극한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맞춤형 고출력 드라이브 솔루션인 '알티바 프로세스 모듈러(APM)' 등도 소개했다.

이러한 최신 기술을 접목한 자동화 솔루션이 어떻게 제조 현장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지를 강조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글로벌 산업 자동화·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문 기업 로크웰 오토메이션은 제조 현장에서 복잡한 생산 공정을 단순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자율주행로봇(AMR)을 선보였다. 여기에 AI와 클라우드 기반 자율 제조 기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솔루션 등 다양한 기업 기술·제품·솔루션까지 선보였다.

이용하 로크웰 오토메이션 코리아 대표는 "국내 제조업체들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AI와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도입을 통한 스마트 제조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좌), 티노 힐데브란트 한국지멘스 선임 부사장 및 디지털인더스트리 부문장(우) [ⓒ 마키나락스]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좌), 티노 힐데브란트 한국지멘스 선임 부사장 및 디지털인더스트리 부문장(우) [ⓒ 마키나락스]

자체 운영기술(OT)·IT 중심의 폐쇄성을 보이던 전통 제조 플랫폼들이 생성형 AI 스타트업과 협력을 강화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국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DI)는 산업 특화 AI 기업 마키나락스와 지난 13일 업무협약을 맺고, 플랫폼 기반 엣지 솔루션 및 AI 기술 고도화와 사업 확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마키나락스는 AI 플랫폼 '런웨이'를 기반으로 이상탐지, 최적화, 산업용 LLM, 머신비전 등 산업 특화AI 모델 개발과 운영 기능을 지멘스 엣지 솔루션과 통합 제공한다. AI 모델의 유연하고 효과적인 현장 배포와 대규모 생산시설에서 운영 최적화를 돕는다는 목표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은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생성형 AI에 투자를 시작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2025년 ICT 지출 증가율도 전년보다 2%포인트(p) 증가한 9.3%로 예측된다.

정부에서도 전문 인력 부족과 자금 제한으로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제조기업의 디지털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매년 펼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시행하는 '2025년 지역특화 제조데이터 활성화 사업'은 지역별 제조AI센터를 중심으로 제조 AI 관련 물리적 인프라와 전문 인력을 통합하는 내용이다. 지방자치단체와 전문기관, 대학, 기업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며 제조AI센터 1곳당 약 31개월간 최대 120억원을 지원한다. 이 중 국비로 최대 50%까지 지원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AW 2025에서 AI 솔루션을 직접적으로 내보이지 않은 기업들조차 자체적으로 AI를 적용한 솔루션을 개발하며 보완하는 상황"이라며 "인더스트리 4.0을 넘어 새롭게 부상한 5.0 핵심도 사람과 AI 등 첨단 기술이 협력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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