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셀 3사가 서울 코엑스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전기차 배터리 팩에 대응하는 각양각색의 솔루션을 내놨다. 특히 각형과 파우치 등 각사 주력 배터리의 셀투팩(CTP) 기술 소개에 집중했던 작년 행사와 달리, 46시리즈 원통형·액침냉각·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보다 구체화된 기술을 등장시키며 시선을 모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5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5' 행사 전시 부스의 중앙 공간에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셀로 구성된 팩 솔루션 'CAS(Cell Array Structure)'를 전시했다.

46시리즈는 지름 46mm, 길이 80~120mm 등으로 구성된 LG에너지솔루션의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제품군이다. 기존 2170(지름 21mm, 70mm) 규격이었던 원통형 배터리 크기를 키워 에너지밀도와 차량 내 불용공간을 줄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의 46파이 배터리는 인터배터리 등 공개된 행사에서 소개되지 않았다. 북미 전기차 고객사인 테슬라와의 전략적 협업 문제로 인해 외부 공개를 꺼려왔던 탓이다. 하지만 작년을 기점으로 리비안, 벤츠 등 다양한 고객사를 포섭하게 되면서 이번 행사에 등장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전시한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46시리즈가 실제로 배터리 팩에 장착될 때의 모습과 이 과정에서 진행되는 공정 일부를 담았다는 점이다. 배터리 셀이 팩에 탑재되고, 전기가 흐르는 회로가 형성되고, 화재 방지·단열을 위한 레진이 씌워지는 과정까지 함께 소개됐다.

'게임체인저'로 기대받던 46시리즈의 실물 형태를 전시하고, 실제 탑재 과정까지 담아 양산 및 상용화가 임박했음을 중점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테슬라로의 46파이 배터리 일부 공급을 시작으로, 테슬라의 일정에 맞춘 대량 양산 공급까지 준비하고 있다.

SK온은 지난 2023년 공개한 CTP 기술에 액침냉각, BMS 기술을 결합한 'S팩 플러스(S-Pack+) 솔루션을 공개했다. 배터리 셀 탑재량을 늘려 주행거리를 높이는 CTP 기술과 함께, 이를 보조할 안전성 기술까지 확보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 액침냉각 솔루션은 같은 SK이노베이션 계열사인 SK엔무브와 SK온이 함께 개발 중인 기술이다. 액침냉각은 절연성 냉각 플루이드를 열 발원지 인근에 순환시켜 열을 방출하는 시스템이다. 전시 제품에서는 SK엔무브의 윤활기유를 원료로 하는 냉각액이 배터리 팩 내부에 순환하며 셀에서 방출되는 열을 순환시키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와 함께 BMS 시스템이 탑재된 것도 인상적이다. BMS는 배터리 셀의 온도나 용량 등을 점검하는 시스템으로, 최근에는 전기차 실질 데이터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더욱 고도화된 개발 경향을 띠고 있다.

SK온은 BMS 시스템을 구성하는 배터리관리칩(BMIC)을 팩 내부의 파우치 셀에 각각 붙이는 방식을 채택했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모든 배터리 셀에 BMIC를 붙여 셀마다 온도와 용량을 관리, 더욱 섬세한 배터리 제어를 가능케 하겠다는 의도다. 각 셀에 장착된 BMIC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허브 칩에서 통합돼 관리할 수 있는 형태를 띤다. 현장의 SK온 관계자는 "현재 이 칩을 해외 반도체 설계 제조사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SDI는 주력인 각형 배터리를 다양한 형태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선보인 사이드 터미널 배터리와 기존 탑 터미널 형태를 모두 장착한 모형을 공개했다.

사이드 터미널 각형 배터리는 외부와 전기적 연결하는 배터리 단자를 측면에 배치한 것이다. 사이드 터미널 방식은 위·아래 높이가 탑 터미널 대비 짧아 전기차의 무게 중심을 아래로 낮출 수 있고 공간 효율성이 높아 주행거리 개선에 유리하다. 아울러 상부와 하부 중 한 곳에만 설치됐던 냉각판을 양면에 설치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탑 터미널 방식은 삼성SDI가 기존 제품에 채용한 방식으로, 생산성이 높아 상대적 단가가 낮다는 강점이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에도 사이드 터미널 단자가 채택된 각형 배터리의 CTP 솔루션을 공개한 바 있다. 올해 전시에서는 기존 탑 터미널 단자까지 함께 전시해 고객사가 요구하는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강점을 부각하는 한편, 생산 거점에 대한 사이버 보안 인증을 강조하는 등 신뢰성에 대한 요소도 챙긴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