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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5연임?…윤호영 카뱅 대표의 과제는

권유승 기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지난해 11월26일 카카오뱅크 여의도 오피스에서 진행된 '2024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성장 중심의 밸류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지난해 11월26일 카카오뱅크 여의도 오피스에서 진행된 '2024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성장 중심의 밸류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사실상 5연임에 성공한 것과 관련 업계에선 예정된 결과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창립자나 다름이 없는 윤 대표의 카카오뱅크에 대한 애착이 남 다르다는 인식 속, 실적 면에서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오점으로 여겨지는 지지부진한 주가가 플랫폼 기업으로서 혁신성의 부재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점은 윤 대표의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통해 윤 대표의 선임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오는 28일 임기가 만료되는 윤 대표는 다음 임기를 이어가며 향후 2년간 카카오뱅크를 또다시 이끌게 된다.

5연임에 성공한 윤 대표는 10년 이상 수장직을 수행하며, 은행권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윤 대표의 5연임 성공에 대해선 "예견된 결과"였단 평가가 적지 않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2014년 카카오 모바일뱅크 태스크포스(TF)팀 부사장을 맡은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 설립을 주도한 창립자나 다름이 없다"며 "실적 또한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오래 연임을 했다고 수장을 교체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표를 제외하고 카카오뱅크를 아우를 수 있는 또 다른 인물을 찾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앞서 카카오뱅크 내부에서도 그간 윤 대표의 연임 관련 또 다른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물이 없었던 만큼, 사실상 윤 대표의 연임을 점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는 후문이다.

윤 대표의 장기집권이 카카오뱅크의 기업문화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비단 CEO뿐만 아니라 내부 직원들 역시 성과가 좋고 핏이 잘 맞으면 별 다른 교체 없이 맡은 업무를 지속하는 경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이후 양호한 실적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순이익은 2020년 1136억원에서 2021년 2041억원으로 약 두 배가량 급증했으며, 2022년 2631억원, 2023년 3549억원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4401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는 경쟁사인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과 비교해서도 월등하게 높다. 아직 작년 연간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익은 각각 1224억원, 345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상장 이후 고점 대비 70%이상 폭락하며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부진한 주가는 윤 대표의 과제로 거론된다.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지난 5일 종가 기준 2만2850원으로 공모가 3만9000원보다도 한참 하회했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11월26일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까지 발표하고 나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주가 흐름이 더욱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특히 일각에선 플랫폼 기업으로서 기대치에 부합하는 본질적인 혁신성을 카카오뱅크가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도 부진한 주가흐름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역대급 실적에는 '손 쉬운 이자장사'라고 여겨지기도 하는 주택담보대출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비판적인 시선이 나오기도 했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경쟁 인터넷전문은행들과 비교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는데, '혁신의 메기' 역할을 기대했던 인터넷전문은행의 이 같은 수익 행보는 아쉽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포용금융이라는 측면 외에도 인터넷전문은행에 거는 또 다른 기대가 분명히 있을텐데,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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