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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기 전 차관 "미중 패권 전쟁 속, 자국 이익 중심 AI 거버넌스 노력 가속"

백지영 기자
민간 학술 연구 모임인 더 플랫폼이 13일 서울 중구 앰베서더 풀만호텔에서 개최한 '인공지능의 도전과 인간지성 대응' 신년세미나에서 민원기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전 뉴욕주립대 총장, 현 카이스트 초빙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민간 학술 연구 모임인 더 플랫폼이 13일 서울 중구 앰베서더 풀만호텔에서 개최한 '인공지능의 도전과 인간지성 대응' 신년세미나에서 민원기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전 뉴욕주립대 총장, 현 카이스트 초빙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중국은 지난 2016년 한국에서 열렸던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바둑 대국이 AI 투자의 결정적인 모먼트가 됐다고 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경쟁 속에 한국은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척박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민간 학술 연구 모임인 더 플랫폼이 13일 서울 중구 앰베서더 풀만호텔에서 개최한 '인공지능의 도전과 인간지성 대응' 신년세미나에서 민원기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전 뉴욕주립대 총장, 현 카이스트 초빙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현재 전세계는 글로발 AI 거버넌스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바이든 행정부의 '2023 AI 행정명령'을 폐지하고 규제 최소화를 통한 미국 기업 혁신 지원 AI 거버넌스를 천명했다.

최근에는 소프트뱅크와 오라클, 오픈AI가 참여하는 5000억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계획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등 AI 황금기의 도래를 약속했다.

중국 역시 지난 2017년 'AI 개발 플랜'에서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최고의 AI 국가 건설을 천명한 이래 국가 차원의 강력한 투자를 지속 중이다. 지난달엔 중국의 AI 스타트업이 내놓은 '딥시크(Deepseek)'가 전세계 AI 시장에 충격을 줬다. 저렴한 개발 비용으로 높은 성능을 내는 딥시크의 등장으로 한때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민 전 차관은 "최근 미국은 중국과 유사한 국익 중심의 AI 거버넌스 성격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국가별로 자국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한 AI 거버넌스와 관련한 정책적 노력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12월 'AI기본법'을 제정하고 AI 산업 발전을 지원하고 신회 기반 조성에 필요한 기본사항을 규정한 상태다.

민 전 차관은 "우리나라 AI 기본법은 유럽연합(EU)의 AI 액트와 유사한 외관을 갖고 있으나 사업자 의무를 위반하거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최대 3000만원에 불과하는 등 실질적으로는 규제법보다는 지원법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AI 효용은 극대화하고 위험은 통제할 수 있으면서 지속가능한 거버넌스 모델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라며 "글로벌 AI 거버넌스를 주도하려는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AI 기술의 빠른 발전과 국가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세계 규범은 선언적 성격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더 플랫폼은 송상현 전 국제사법재판소장이 이사장, 현병철 전 국가인권위원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민간 학술 연구 단체다.

이날 세미나에는김황식 전 국무총리, 현정은 현대그룹회장, 김지형 전 대법관, 황창현 전 감사원장,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이인용 법무법인 율촌 가치성장위원장(잔 삼성전자 사장) 등 사회 각 분야 전·현직 리더 100여명이 참여했다.

또, 정송 KAIST 원장과 정은승 전 삼성전자 DS부문 CTO 사장, 정진택 전 고려대 총장이 AI를 주제로 과학기술과 기업 현장·교육 양성 분야에서 AI의 현주소와 향후 방향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백지영 기자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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