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절할 때까지 보고 또 봐"…K-웹툰, '월매출 10억' 日 제작사도 엄지척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일본에 웹툰이 침투되기까지 라인망가 영향력은 매우 컸다. 특히 일본에서는 라인(LINE)메신저를 안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할 정도인데, 라인 이름의 만화 플랫폼이라는 관점에서도 인지도가 매우 높아 일본의 디지털 코믹 성장에 이바지했다고 생각한다."
12일 고바야시 다쿠마 넘버나인 대표는 일본 도쿄시 시나가와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현지 웹툰 시장 내 라인망가 입지가 어떠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주식회사 넘버나인'은 지난 2016년 창립 이래 만화 유통 및 소싱 사업을 해왔다. 2021년부터 웹툰 스튜디오 '스튜디오 넘버나인'을 설립해 웹툰 제작까지 영역을 넓혔다.
고바야시 대표는 "출판 만화업계 경우 고단샤, 슈에이샤, 소학관 등 유수의 출판사들을 이길 수 없다"면서 "웹툰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완전히 새로운 분야라 3대 출판사와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웹툰 사업 배경을 설명했다. 스튜디오 넘버나인은 출범 이듬해인 2022년 라인망가에서 오리지널 웹툰 '신혈의 구세주' 연재를 시작했다. 지난해는 또 다른 오리지널 웹툰 '나만 최강 초월자'를 선보였다.
'신혈의 구세주'와 '나만 최강 초월자' 스토리를 담당하는 에토 슌지 작가는 "출판만화 출신이라 초반에는 한국 인기 웹툰 작품을 기절할 때까지 매일 읽었다"며 "그렇게 열심히 연구하면서 일본 독자들에게 한국 웹툰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우리 스스로도 독자로서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두 작품 담당 편집자인 히로유키 엔도 넘버나인 집행임원(PD)도 "신혈의 구세주를 통해 웹툰 편집 업무를 시작했기에 한국 웹툰 200개 이상을 읽었다"며 "한국 뉴스를 매일 보면서 일본에 건너오지 않은 인기작도 살폈다"고 부연했다.
넘버나인이 여러 전자만화 플랫폼 중 라인망가와 협업하게 된 이유로는 '라인망가 이용자 수'와 '글로벌 시장 강점' 두 가지 장점을 꼽았다. 고바야시 대표는 "일본에서 웹툰을 하려면 라인망가와 픽코마 두 가지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독자가 많고, 담당자들이 연재 작품을 잘 밀어주며, 글로벌 진출이 용이한 라인망가에서 서비스하는 게 베스트였다"고 부연했다.
'배틀 판타지' 장르라는 공통점을 가진 신혈의 구세주와 나만 최강 초월자는 지난해 '라인망가 랭킹 톱(TOP)10에 오르며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네이버웹툰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등으로도 서비스 중이다. 고바야시 대표는 "귀멸의칼날, 주술회전 등 작품이 국경을 넘어 호응을 얻었듯이 처음부터 글로벌 전개를 가정하고 제작했다"며 "전 서비스 국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굉장히 큰 수익이 있었다"고 전했다.
신혈의 구세주가 작년 1월 첫 월간 매출 1억엔(한화 약 9억4000만원)을 넘긴 것에는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에 큰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강조했다. 고바야시 대표는 "그동안 라인망가에서 한국 원작 웹툰만 잘 됐는데 신혈의 구세주를 통해 일본 웹툰 가능성을 증명했다"며 "다른 스튜디오들도 '이 뉴스가 없었다면 웹툰에 도전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을 많이 해줬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는 아직도 출판만화를 목표로 하는 작가가 많지만, 웹툰을 지망하는 이들도 조금씩 늘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고바야시 대표는 "향후 3~5년 내로 출판만화에서 위상을 가진 작가들도 웹툰에 진출할 것"이라며 "제작자 입장에서 일본도 한국처럼 웹툰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라인망가 운영사 라인디지털프론티어(LDF)는 일본 창작 생태계 구축을 가속하기 위해 지난달 넘버나인에 투자하고 지분을 확보했다. LDF 모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일본 현지에서 웹툰을 제작하는 스튜디오를 대상으로 투자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신배 LDF 대표 겸 최고성장책임자(CGO)는 같은 날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 LDF 오피스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기 어렵지만, 많은 일본 신생 스튜디오들과 여러 모델을 통해 공동 사업 구조를 만들어갈 예정"이라며 "관련 투자도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바야시 대표도 "LDF와의 자본 제휴를 계기로 오리지널 콘텐츠에 주력할 것"이라며 "웹툰의 애니메이션화 등 미디어 믹스는 물론,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일본 대표 IP를 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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