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돌아온 네이버 이해진, 소버린 AI 고삐 쥔다(종합)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던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7년 만에 사실상 경영 복귀에 돌입했다. 미국이 주도하던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이 중국 ‘딥시크 충격’으로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이사회는 이번 주 중 이해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사내이사 복귀 안건을 다음 달 열릴 주주총회 안건에 올릴 예정이다. 이해진 GIO는 지난 2017년 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인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에 자리를 넘겼다.
이듬해인 2018년 3월에는 등기이사직도 사임하며 글로벌 사업에 매진해 왔다. 이 GIO가 주총 의결을 거쳐 사내이사로 복귀하면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최근 미·중 AI 패권 다툼 양상이 이 GIO 경영 복귀 결정에 힘을 실었을 것이라 내다본다. 애초 네이버는 ‘소버린(Sovereign·주권) AI’ 전략을 펼쳐왔다. 소버린 AI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지 문화와 언어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구축하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네이버는 이 기조에 따라 지난 2021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HyperCLOVA)’를 공개했다. 2년 뒤 이 모델을 고도화한 ‘하이퍼클로바X(HyperCLOVA X)’도 출시했다. 이 GIO도 작년 ‘AI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해 “AI 시대에서 보다 안전한 AI를 위해 각 지역의 문화·가치를 존중하는 다양한 AI 모델 등장이 필요하다”며 소버린 AI를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오픈AI ‘챗GPT’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저비용·고성능 ‘R1’ 모델, 미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등 글로벌 IT업계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전날인 4일 경쟁사 카카오는 오픈AI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기술 협력을 시작했다. 카카오가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는 AI 에이전트(비서) ‘카나나’에도 오픈AI 최신 AI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 GIO가 경영에 복귀하면 소버린 AI 생태계 확장을 비롯해 하이퍼클로바X 기술을 전사 서비스에 접목하는 ‘온-서비스 AI’ 전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네이버가 내세우는 소버린 AI 전략은 현재도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 3월 팀 네이버와 사우디 아람코 자회사인 ‘아람코 디지털’이 업무협약을 맺은 것이 대표 사례다.
양측은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 지역에 최적화된 소버린 클라우드와 슈퍼앱을 구축하고, 아랍어 LLM 기반 소버린 AI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그해 6월은 이 GIO와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경영진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소버린 AI와 AI 모델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2023년 8월에는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가 유럽에서 소버린 기술로 인정받으면서 ‘유럽 AI 연합’에 가입하기도 했다.
카카오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사 등 국내 많은 IT 기업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들과 연합하는 AI 전략을 취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투자 비용과 기술 격차로 인한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이런 한국 상황 속 자체 LLM을 중심으로 폐쇄형 AI 생태계 기조를 유지하는 건 네이버가 유일하다. 다만 하이퍼클로바X는 오픈AI 등 해외 빅테크 모델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은 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최수연 대표는 작년 11월 팀네이버 컨퍼런스 단(DAN)24에서 “개방형 혹은 폐쇄형이라는 관점에서 어떤 AI 생태계 전략이 더 우수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면서도 “네이버는 수천만명 사용자를 상대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한 나라 콘텐츠 생태계와 데이터를 책임지는 기업이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투자수익률(ROI)보다 사명감을 가지고 기술을 내재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뿌리 깊게 있다. 이는 AI 시대에 새로 나온 생각이 아닌, 네이버 창립 초기부터 이어온 철학”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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