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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도 관심? ‘국가AI컴퓨팅센터’에 국내외 IT기업들 촉각

권하영 기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4일 오전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미디어데이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갖고 손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4일 오전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미디어데이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갖고 손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정부가 최대 2조원 규모로 추진하는 민관 합작 인공지능(AI) 인프라 ‘국가 AI컴퓨팅 센터’에 정보기술(IT)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4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오는 7일 ‘국가 AI컴퓨팅 센터 구축 사업’의 사업설명회를 진행한다. 이어 이달 말까지 사업참여의향서를 접수받고, ‘AI컴퓨팅 인프라 발전전략’도 발표할 예정이다.

국가 AI컴퓨팅 센터는 생성형 AI 수요 확산에 따라 핵심 인프라 경쟁력을 국가적 차원에서 확보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으로, 2030년까지 1엑사플롭스(EF) 규모로 지어지게 된다. 1EF는 엔비디아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을 1.5만장 사용할 수 있는 성능 수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특수목적법인(SPC) 형태 민관 합작으로 최대 2조원을 투입하며, 정책금융 지원 등을 통해 추가적으로 2조원 규모 민간 투자까지 끌어낼 생각이다. 일단 공공과 민간이 각각 51%와 49% 비율로 총 4000억원을 출자한 SPC가 구축을 맡고,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SPC 지분의 최대 30%(각 15% 이내)를 출자하기로 했다.

사업 공모는 국내외 클라우드·통신·AI 기업의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지난달 23일부터 시작됐다. 컨소시엄에는 데이터센터 기업과 AI컴퓨팅 서비스 기업이 포함돼야 하고, 복수의 클라우드 및 통신사업자로 구성할 경우 우대된다.

실제 국내 통신사와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 IT서비스 기업 등 클라우드 인프라 관련 사업자 중 다수가 사업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경쟁적으로 AI 인프라 투자를 하는 것만 봐도 앞으로 AI 수요는 계속 늘어날 일밖에 없다”며 “민관 합작인 만큼 건립 후에는 공공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도 사업 참여가 열려 있는 만큼 치열한 물밑 경쟁이 예상된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클라우드도 국내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다. MS의 경우 이미 KT와 손잡고 AI 및 클라우드 사업 협력을 진행 중이다.

현재 방한 중인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열린 카카오와의 공동 간담회에서 국가 AI컴퓨팅 센터 참여 계획을 묻는 질문에 “발표할 부분은 없지만 그 부분은 항상 생각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앞서 오픈AI는 지난해 11월 KDB산업은행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데이터센터 투자 가능성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국가 AI컴퓨팅 센터와 관련해 일각에선 신중한 기류도 읽힌다. 2조원이라는 막대한 투자를 감안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실제 수요가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 없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국가 AI컴퓨팅 센터가 공공을 비롯해 대학·연구소 및 중소·스타트업 등의 AI 연구개발(R&D)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도 있는 만큼 저렴한 이용료를 책정할 것이므로, 수익성 측면에서도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국가 AI컴퓨팅 센터에선 국산 AI 반도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사업자 입장에선 부담이다. 엔비디아 등 외산 첨단 GPU 대비 국산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가 AI컴퓨팅 센터를 국산 AI 반도체의 테스트베드로만 활용하려고 하는 주객전도의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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