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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존·베스핀, 나란히 신임리더 부임한 배경…IPO 앞두고 사업확장 시사

권하영 기자
(좌)염동훈 메가존클라우드 신임대표, 허양호 베스핀글로벌 신임 한국대표 [Ⓒ 각사]
(좌)염동훈 메가존클라우드 신임대표, 허양호 베스핀글로벌 신임 한국대표 [Ⓒ 각사]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국내 클라우드 관리서비스제공사(MSP) 양강으로 꼽히는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이 신임 대표 선임을 새해 첫 소식으로 알렸다. 양사 모두 올해부터 기업공개(IPO)를 위한 준비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영체제 변화를 통해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메가존클라우드는 염동훈 전 아마존웹서비스(AWS)코리아 대표를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신임 총괄대표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아마존과 구글 등에서 30여년 간 경력을 쌓은 염 대표는 AWS코리아 대표를 지내며 국내 기업용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기여한 인물이다.

이와 함께 메가존클라우드 창업자인 이주완 대표는 이사회 의장을 맡기로 했다. 염 대표가 이 의장의 바톤을 이어받아 메가존클라우드의 기존 사업 운영 및 글로벌 시장 확대에 앞장서고, 이 의장은 회사의 가장 큰 직면 과제인 IPO를 비롯해 신사업 발굴과 미래전략 수립에 주력하는 식으로 역할분담을 했다.

이는 최근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시장 성장에 힘입어 회사 규모가 급속도로 팽창하게 되면서 내려진 선택으로 보인다. 특히나 올해부터는 녹록지 않은 시장환경 속에서 상장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이 같은 경영체제 개편이 불가피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메가존클라우드는 지난해 삼성증권과 JP모건 등을 주관사로 선정한 이후 2025~2026년 증시 입성을 목표로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MSP 업계 최초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기업에 등극한 메가존클라우드는 현재 상장시 기업가치가 최대 6.5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2022년 연결기준 매출이 1조42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2.7% 상승했으나 영업손실은 689억원으로 전년(345억원)의 2배 가까이 적자폭이 커진 상태다. AWS 등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재판매하는 기존 수익모델은 매출이라는 외형은 키웠지만 동시에 적자도 키워 왔다.

이에 IPO를 위한 외형성장은 멈추지 않으면서 동시에 흑자전환 등 내실을 기해야 하는 메가존클라우드로선 글로벌 CSP 출신의 염 대표 영입을 통해 적극적인 사업 확장과 더불어 이 의장이 IPO에 집중할 수 있는 경영효율화를 꾀한 것이란 전언이다.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베스핀글로벌이 새해 들어 신임 한국대표로 허양호 전 한국오라클 전무를 선임한 것 역시 비슷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베스핀글로벌도 2022년 연결 매출 4059억원으로 전년보다 21.1% 성장했지만, 1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개선이 시급한 상태다. 다행히 적자 폭 자체는 전년보다 28.3% 줄였고, 지난해 기준 흑자전환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힘입어 메가존클라우드 바로 다음의 IPO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누적 투자금 3540억원을 기록한 베스핀글로벌의 기업가치는 1조원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글로벌 기업 출신 영업통인 허 한국대표까지 합류하며 올해 베스핀글로벌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예상되고 있다. 허 한국대표는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김써니 대표와 역할을 나눠 국내 사업을 지휘할 계획이다. 기존 장인수 한국대표가 부회장으로 영전하며 베스핀글로벌에 합류한 허 한국대표는 한국오라클·시만텍코리아·BEA시스템즈코리아 등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사업을 총괄해온 20년 경력의 IT 베테랑으로 꼽힌다.

다만 두 회사를 둘러싼 시장 상황은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인해 MSP 시장도 성장이 예측되곤 있지만, 탄핵정국 등 한국 내 정치적 혼란과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IT 투자를 축소하는 조짐이 계속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의 최대 CSP 파트너인 AWS가 최근 클라우드 공유판매(Sharing) 금지를 예고했다는 점도 악재다. 양사는 그간 AWS 클라우드 서비스를 약정할인으로 저렴하게 구매해 다른 고객에 공유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높여왔는데, 이것이 AWS 정책에 따라 내년 6월부턴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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