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서브컬처 게임 향연 ‘AGF’, 지스타와 쌍벽 이룰까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 1전시장에서 막을 올린 ‘애니메이션 X 게임 페스티벌(AGF) 2024’는 서브컬처 게임 페스티벌로서의 정체성이 보다 강화된 인상이었다. 수많은 인파가 만들어내는 열기를 보면서, 향후엔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최대 게임 축제로 거듭날 잠재력이 엿보였다.
2018년 첫 행사 이후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올해 AGF에는 역대 최대인 75개 업체가 참가했다. 특히 메인 스폰서 스마일게이트를 비롯해 넷마블, 네오위즈, 라이온하트, 시프트업, 위메이드커넥트, 클로버게임즈 등 국내 게임사 참가가 두드러졌다.
AGF는 당초 주최사인 애니플러스·대원미디어가 서비스하는 여러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한 축제 색깔이 짙었다. 그러나 게임 ‘원신’으로 유명한 호요버스가 메인스폰서로 참가한 작년부터는 서브컬처 게임 축제로써 게이머와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AGF가 여타 게임 축제와 구분되는 지점은 게임사 부스 대부분이 게임 시연 장소를 마련하지 않았거나, 매우 축소된 형태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상당수가 해당 게임의 세계관이나 스토리, 캐릭터 매력을 강조한 부스 디자인을 취하고, 이용자들의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인다.
이는 서브컬처 게임의 독특한 특성에 기인한다. 팬덤 문화를 기반한 서브컬처는 세계관이나 캐릭터와의 지속적인 교감에서 오는 높은 몰입도를 중요시한다. 기꺼이 빠져들 만한 가치가 있느냐가 게임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점이 되는 셈이다.
윤태진 스마일게이트 콘텐츠프로모션 팀장은 “서브컬처는 팬덤 문화를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오프라인 행사와 MD 상품, 디지털 굿즈 등 IP(지식재산)를 다변화하고 ‘원 소스 멀티 유즈’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IP를 다양한 공간에서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게, 팬심을 자극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스마일게이트의 인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중심으로 한 부스 ‘러브랩‘은 플레이어의 연애세포를 재발견하는 연구실을 콘셉트로 꾸려졌다. 실험용 플라스크가 가득한 분홍색 부스에서, 흰 약사 가운을 입은 현장 스태프들이 알약을 처방하는 식이다.
또 ‘에픽세븐’ 부스는 게임 콘셉트를 살려 ‘행운의 빵집’ ‘아르타이의 대장간’ 등 체험 공간부터 마을 특제 오락기, 설원 속 대결 등의 다양한 콘텐츠로 관람객 발걸음을 유도했다.
내년 출시 예정인 신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부스는 메인 캐릭터를 공개하고, 다수 관람객의 선택으로 게임이 전개되는 형태의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키웠다.
이외 스마일게이트는 행사장 한 편에 관람객이 쉴 수 있는 ‘리프레시존’을 마련하는 등 팬 친화적인 행보를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서 휴식 공간을 마련한 건 스마일게이트가 유일하다.
다른 게임사들도 저마다의 콘셉트로 관람객 이목 끌기에 나섰다.
라이온하트는 마법학교 학생들의 멘토로 부임한 주인공 캐릭터가 미소녀들을 육성하는 스토리를 그린 신작 콘셉트에 맞춰 ‘프로젝트C’ 부스를 중세 학교 형태로 디자인했다. 앞선 11월 지스타를 통해 첫 공개된 게임임에도 예상 밖의 인파가 몰리며 흥행 기대감을 키웠다.
클로버게임즈의 학생물 게임 ‘헤븐헬즈’는 교복을 입은 48여명의 아카데미 스태프가 일일 짝꿍이 돼 직접 유저를 맞이하고 게임을 알아가는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넷마블은 자사의 대표 서브컬처 게임 ‘페이트/그랜드 오더(페그오)’로 부스를 차렸다. 게임 속 ‘2부 7장 시나리오’를 콘셉트로 잡아 이용자 사연을 읽어주는 보이는 라디오, 일본 성우와 게임 개발 디렉터와 함께하는 시간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엑티비티한 체험형 이벤트도 마련됐다. 게임 속 핵심 요소인 커맨드 카드인 ‘아츠’ ‘퀵’ ‘버스터’를 차용해 제한 시간 내 발판을 밟아 게이지를 채우는 미션, 최대한 많은 버튼을 터치하는 게임, 해머를 힘껏 내리쳐 기록을 세우는 체험 등을 만나볼 수 있었다. 2017년 출시된 게임인데도 부스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인기를 실감케 했다.
현장 부스에서 만난 이종혁 페그오 사업부장은 “작년엔 전시 콘셉트 위주로 부스를 꾸렸다면 이번엔 유저의 니즈에 맞춰 활동적인 체험형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간 쌓아온 IP 파워를 기반해 관람객 호응을 이끌어낸 게임사들도 보였다. ‘승리의여신: 니케’로 참가한 시프트업은 퍼블리셔 레벨 인피니트와 함께 ‘승리의 날개’ 포토존을 중심으로 코스프레 존, 미니 게임, 팬 아트 갤러리 등이 배치돼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
또, 갖가지 이벤트를 준비한 중앙 무대에 유형석 메인 디렉터와 주종현 사운드 디렉터가 등장해 관람객과 소통하며 팬심 다잡기에 나서기도 했다. 네오위즈의 ‘브라운더스트2’ 부스도 게임 개발진 사인회를 진행하며 서브컬처 게임 축제에서나 볼 법한 진풍경을 연출했다.
수많은 코스어들도 AGF만의 볼거리다. 업체에서 고용한 전문 코스어 외에도 취미로 코스튬 플레이를 즐기는 아마추어 코스어들이 곳곳에 자리해 눈길을 모았다. 인기 코스어들의 경우엔 사진을 함께 찍기 위해 기다리는 관람객들로 긴 대기열이 형성될 정도였다.
서브컬처 게임 팬들이 몰리면서, 올해 AGF는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개막일이었던 7일은 영하권의 날씨임에도 아침 일찍이부터 행사장 앞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킨텍스로 향하는 광역 버스가 정차하는 서울 시내 곳곳 정류장에서부터 기나긴 대기열이 이어졌다. 버스들이 번번이 만차로 정류장을 지나치자, 삼삼오오 택시를 잡아타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전시장 앞에서 밤을 지새우고 ‘오픈런’을 한 이들도 적잖았다는 후문이다.
출범 첫해 3만2593명이 다녀간 AGF는 매년 증가세를 보여 작년엔 6만5442명의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게임 라인업이 보다 다양해진 만큼, 올해도 원신과 ‘붕괴’, ‘블루아카이브’ 등 인기 게임이 출전했던 작년 못지 않은 관람객이 다녀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숙제도 여럿 보였다. 서울 도심을 오가는 대중교통 수단이 제한적이어서 많은 관람객들이 찬바람이 부는 길거리에서 교통편을 기다리느라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외 행사장 내외부에 휴식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도 관람 경험을 해칠 법 했다.
AGF 조직위원회 측은 “작년에 제기된 운영 부족 문제를 개선하고 시스템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관람객들에게 더욱 원활한 경험을 제공할 준비를 마쳤다”면서 “이번 AGF가 모든 참가사들과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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