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나락스 AI, 디지털 경제 9배 규모 '리얼월드' 정조준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요즘 인공지능(AI)이 챗봇, 코딩, 번역 등 디지털 세상 중심으로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있지만, 이런 디지털 세상은 전세계 경제 규모의 약 15%에 불과합니다. 반면 제조, 물류, 국방, 유통 등 리얼월드(Real world, 실세계)를 다루는 영역의 경제 규모는 그 9배에 달합니다. 바로 이 지점까지 AI 파급력이 미치게 되면 단순 사무 보조가 아니라 진짜 기업의 생산성 제고, 비용 절감과 직결되는 '핵심 비즈니스 프로세스 전환'이 실현될 겁니다."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는 24일 서울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개최되는 마키나락스의 첫 자체 AI 컨퍼런스 '어텐션 2024'를 앞둔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전망을 밝혔다. 이에 자사의 산업 현장 특화 AI 플랫폼 '런웨이(Runway)'를 중심으로, 아직 AI와 융합되지 못한 기업 내 비즈니스를 AI 전환(AX)하는 것을 마키나락스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2017년 창업한 마키나락스는 현재 서울, 미국 실리콘밸리에 법인을 둔 120명 규모의 산업특화 AI 스타트업이다. 개발인력 비중이 75%에 달하는 기술중심 회사이며, 2021년 세계경제포럼(WEF)가 선정한 기술선도기업 'Top 100'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들의 핵심 역량은 ▲연구개발 ▲공급망 ▲생산·품질 ▲유통·물류 등 기업 내부에서 주요 비즈니스와 연결되는 영역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와 AI를 연결해 지능화하는 기술이다. 여기에는 성능 개선, 비용 절감, 사용 편의 제고 등이 포함된다. 또한 하나의 초거대 AI 모델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멀티모달 AI 모델, 데이터를 필요에 따라 복합적으로 연결해 생산성을 높이는 '컴파운드 인공지능 시스템(Compound AI system)' 구축 지원도 특기다.
'산업 AI 만물상' 런웨이
현재 마키나락스가 런웨이로 지원하는 산업 분야는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다. 공개된 주요 협력사도 ▲현대자동차 ▲한화 ▲삼성 ▲포스코 ▲SK ▲GS ▲이마트 ▲국방과학연구소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 다양한 영역에 있다. 마키나락스에 따르면 이런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현재 고객사 수는 2000개 이상, 올해 신규 고객은 50% 이상 증가하고 2018년 이후 연평균매출성장률(CARG)도 152%에 달한다.
이것이 가능한 건 마키나락스가 전 산업의 전문가여서가 아니다. 허영신 마키나락스 CBO(최고비즈니스책임자)는 "산업 특화 AI에서 중요한 부분은 그 분야의 전문 데이터 보유 여부보다는 그 데이터 지식을 어떻게 반영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측면에서 마키나락스는 개별 기업이 내부의 핵심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AI를 적용하기 어려워하는 이유도 ▲저조한 데이터 준비와 활용 수준 ▲기업 고유 프로세스 자동화에 약한 범용 AI 모델의 한계 ▲AI 자동화 노하우 부족 등을 꼽았다.
마키나락스는 이 한계를 AI 시뮬레이션, 산업용 대형언어모델(Industrial LLM), AI 로보틱스 등 컴파운드 AI 시스템 구축 노하우로 해결한다. 고객사의 도메인 전문가들이 가진 현장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런웨이로 실세계 자동화 시스템으로 구축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아직 발굴되지 않은 85%의 실세계 산업 AI 시장을 공략하겠단 목표다.
신규 타이어 패턴 개발 사례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매번 맨땅에서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과거 디자인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새로운 타이어 패턴 생성에 특화된 생성형 AI를 개발한다. 이어 멀티모달 생성형 AI 에이전트로 만들어진 패턴을 고객사의 전문 디자이너가 함께 평가 및 검토하고, 해당 AI 설계 프로세스를 자신의 기존 설계 프로세스에 잘 융합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 사례는 실제로 타이어 신제품 개발 기간을 최대 50% 줄여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소개됐다.
산업 AI 도입 "퀵윈으로 더 빠르고 더 쉽게"
마키나락스의 다음 비즈니스 전략은 더 많는 기업이 빠르고 부담 없이 AI를 도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윤 대표는 "기업 내 AI 도입을 추진하는 실무자가 마주하는 가장 큰 난관은 경영진, AI 사용 대상자 등이 AI 도입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에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설득하는 것"이라며 "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우리는 퀵윈(Quick-Win) 프로그램인 '마키나락스 AI 인셉션(Inception)'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퀵윈은 특정 과제를 단기에 추진하고 결실을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마키나락스의 퀵윈은 그동안 쌓은 5000여개 프로젝트 구축 노하우로 AI 도입 단계에서 약 6개월~1년 이상이 소요되는 ▲과제 도출 ▲AI 구현 ▲시범적용 과정을 3개월 이내로 단축하는 시스템이다. 연내에 약 30여개 고객사를 모집해 시범 운영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초기 AI 도입 기간과 비용에 대한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면 더 많은 기업이 AI 도입에 나설 것이며, 그것이 곧 마키나락스의 잠재적 고객사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다.
이와 함께 소규모 기업, 연구소, 대학 등에서도 AI 기반 산업 자동화 환경을 구축해 볼 수 있도록 경량화된 모델인 '런웨이 라이트'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라이트 버전은 대규모 서버 인프라, 연구조직, 컴퓨팅 인프라 없이도 고성능 PC에 애플리케이션 설치 수준으로 운용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 역시 마키나락스의 고객군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윤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 AI 도입을 고민할 때 AI 모델에 대한 전문성은 물론, 더 중요한 건 AI를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라며 "마키나락스는 이 관점에서 2가지 역량을 다 보유한 기업이다. 그런 의미에서 딱 한 가지, 'AI 도입은 마키나락스'라는 점을 기억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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