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하이브IM, ‘하이브2.0’ 핵심으로 부상… 종합 게임사 역량 시험대

문대찬 기자

하이브IM이 지난 4월 출시한 별이되어라2. [ⓒ하이브IM]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하이브가 자사 신성장 전략인 ‘하이브 2.0’을 통해 게임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개발 자회사 하이브IM의 그룹 내 존재감도 보다 커질 전망이다. 하이브IM은 2022년 출범 후 퍼블리셔로서 경쟁력을 구축하는데 집중해왔는데, 앞으로는 자체 개발작을 겸비한 종합 게임사로서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재상 하이브 대표 내정자는 지난 7일 열린 2024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게임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음악 팬과 게임 팬 성향이 다르지만 새로운 IP(지식재산)가 나왔을 때 팬과 회사가 이에 대응하는 방식이 비슷하다”며 “5~10년 뒤 게임은 미래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코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상반기 게임 매출이 작년보다 3배 정도 증가했다”면서도 퍼블리싱 게임만으로는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 내정자는 “자체 개발 게임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본다. 2026년 자체 개발 게임을 위한 파이프라인을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게임산업 진출 의지를 표명한 이래, 하이브는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하이브IM 출자에 700억원을 들인 것을 시작으로 작년엔 하이브IM과 함께 신생 개발사 아쿠아트리에 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2022년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G-STAR)’에 방시혁 의장이 직접 참석해 하이브IM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하이브IM은 이러한 지원 사격을 업고 퍼블리싱을 통한 포트폴리오 발굴에 집중해왔다. 이 과정서 마코빌의 ‘오즈리라이트’, 플린트의 ‘별이되어라2: 베다의기사들’을 품에 안았다. 액션스퀘어와는 320억원 규모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던전스토커즈’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이달 6일엔 이들의 또 다른 신작 ‘삼국블레이드키우기’ 퍼블리싱 계약도 체결했다.

[ⓒ하이브]

다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퍼블리싱 역량을 시험하는 첫 선이었던 별이되어라2: 베다의기사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거뒀다.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5위에 올랐으나, 내림세를 타 14일 현재는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계약을 맺은 게임 출시가 미뤄지는 사이, ‘인더섬위드BTS’ 등 기존 라이브 서비스 게임 매출이 하향하면서 회사 손실은 불어났다. 하이브IM 작년 매출은 308억원으로 전년(362억원) 대비 줄었다. 영업손실은 200억원 가까이 발생했다. 올 상반기 역시 별이되어라2 성과로 상승한 매출과는 별개로, 마케팅 비용 탓에 실질적인 수익 개선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른 투자자 및 주주 반발로 인한 진통도 적잖은 상황이다. 이번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게임 사업이 기존 사업과의 연결성이 낮다고 지적하는 투자자 의견이 나왔다. 이로 인한 본사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실제 하이브는 이날 2분기 영업이익 감소 원인으로 신작 게임 관련 초기 마케팅 비용을 꼽기도 했다.

증권가 시선 역시 곱지 않다. 다올투자증권 김혜영 연구원은 앞서 “별이되어라2가 기대 이하의 매출을 기록했고 출시를 앞둔 던전스토커즈도 기대가 크지 않다”라며 “게임 산업은 엔터 사업과 같은 IP 산업이지만 성장이 정체되고 경쟁 수준이 높은 분야”라고 지적했다.

13일 글로벌 베타 테스트를 실시한 던전스토커즈. [ⓒ하이브IM]

하지만 하이브가 이 대표 내정자의 입을 빌려 향후에도 게임사업에 힘을 더욱 싣기로 공언하면서, 하이브IM은 동력을 유지한 채 게임 시장 공략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앞선 6일 투자 유치를 통해 확보한 8000만달러(한화 약 1100억원)에 달하는 실탄은 하이브IM이 향후 종합 게임사로서 역량을 확장하는 데 필요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해당 투자는 메이커스펀드의 주도 속에 하이브와 IMM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해 진행됐다.

메이커스펀드는 2016년 출범한 글로벌 펀드로,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등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하이브 공시에 따르면 메이커스펀드가 하이브IM에 투자한 금액은 824억원이다. 하이브는 175억원, IMM인베스트먼트는 100억원을 투자했다.

제이 치 메이커스펀드 창립 파트너는 “하이브IM은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만한 게임 개발과 서비스 역량, 전문성을 갖췄다”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IM은 투자금을 게임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자체 게임 개발 경쟁력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는데 집중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연내 출시 목표인 던전스토커즈를 시작으로 그간 퍼블리싱한 작품들을 순차적으로 출시하는 한편, 산하 스튜디오에서 담당하고 있는 모바일 시뮬레이션 게임 ‘프로젝트I’와 PC 로그라이크 게임 ‘프로젝트G’ 등 자체 개발작에 집중한다.

올해가 퍼블리셔로서 신호탄을 쏘아올리며 업계 내 존재감을 부각하는 한 해였다면, 하이브IM에게 내년은 종합 게임사로서의 역량을 가늠할 본격적인 시험의 해가 될 전망이다.

하이브IM 정우용 대표는 “이번 대규모 투자 유치는 글로벌 게임 산업 내에서 하이브IM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메이커스펀드, IMM인베스트먼트와 하이브의 지원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과 혁신을 추구하며 종합 게임사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