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칠승 의원 'AI 리걸테크 진흥법' 발의..."업계-변협 상생 방안"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18일 '리걸테크 산업진흥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안(이하 리걸테크 진흥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주요 내용은 '리걸테크 산업 진흥에 필요한 사항 규정(제1조)', '국가는 리걸테크 산업의 진흥을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하고 법률분야 종사자와 리걸테크 서비스 사업자 등 간의 상생협력과 조화로운 발전을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제3조)' 등이다.
발의 배경은 최근 IT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법률분야에서 이를 활용한 리걸테크 도입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일부 법률서비스플랫폼 사업자와 변호사단체 사이에 '변호사법' 위반 여부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 중인 사태에 있다.
이와 관련해 권칠승 의원실이 입수한 대한변호사협회의 질의회신에 의하면 협회는 지난 2020년 2월 법무법인 아닌 회사가 온라인상에서 AI를 활용하여 법률문서 자동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변호사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2024년 6월에는 법무법인 아닌 회사가 AI로 개별 계약서 작성 및 검토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가 변호사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권 의원실은 대한변호사협회의 변호사법에 관한 질의회신이 유권해석은 아니나, 협회가 변호사에 대한 징계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변호사에게 직접적인 효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또한 변호사법 위반의 형사적 책임을 문제 삼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벤처기업이 AI 법률분야에 적용하여 리걸테크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어떤 규제를 적용받을지 불분명한 '그레이존'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AI 등을 활용한 리걸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구체적 자격과 리걸테크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리걸테크 산업의 진흥 및 이용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법률 제정을 통해 국민들이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받고, 국민 기본권 보장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자는 것이 본 법안의 골자다.
권 의원은 "2018년 '타다'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기존 택시에선 경험하기 어려웠던 혁신적 서비스로 파란을 일으켰지만, 택시업계가 타다를 검찰 고발하고 택시기사 분신 사건까지 일어나자 2020년 3월 여야는 택시업계 의견을 수용해 '타다 금지법'을 통과시킨 사례가 있었다”며 "AI 기반 리걸테크 혁신에 대한 변호사협회와 벤처 스타트업의 의견 차이를 정치권이 해소시키지 않으면 타다처럼 혁신이 중단되는 사례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며 입법 추진의 이유를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트랙슨의 발표에 따르면 작년 9월 기준 세계 리걸테크 기업은 약 7486개, 전체 투자 규모는 약 16조원으로 그 중 약 30%는 최근 2년 내 투자가 이루어질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리걸테크 업체는 북미, 유럽, 인도 등에 집중돼 있다. 유니콘 기업도 전체 9개 기업 중 6개가 미국 기업이며 IPO에 성공한 15개 기업 중 절반 가량이 미국에 있다.
권 의원은 "국내 리걸테크 산업이 발전하지 않는다면 AI 기술로 무장한 해외 대형 로펌들이 언제 우리나라 법률시장을 잠식할지 모른다"며 리걸테크 진흥법 제정으로 국내 리걸테크 산업과 국내 변호사 업계와의 상생 발전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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