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올해 하반기 CXL 시장 열린다”…인텔·AMD 2026년 ‘CXL 3.1’ 본격화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CXL 관련) 시장은 올해 하반기 열린다. 제품도 준비됐다."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장(상무)은 18일(현지시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CXL 기술과 삼성전자 CXL 솔루션’ 브리핑을 통해 CXL(Compute Express Link) 시장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이라 밝혔다.
AI 수요와 발달이 가속화 되면서 AI 학습, 추론 데이터 처리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서버에서 사용하던 D램은 한정된 범위 내에서만 용량을 확장할 수 있어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대규모 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고속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고 용량 확장이 용이한 CXL 기반 D램 제품이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CXL은 고성능 컴퓨팅 환경에서 CPU와 가속기, 메모리, 저장장치 등 다양한 컴퓨팅 자원 간의 고속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는 인터커넥트 표준이다. PCIe(Peripheral Component Interconnect Express)를 기반으로 낮은 지연시간과 높은 대역폭을 제공해 데이터 중심의 작업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어, 데이터센터나 서버의 용량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서버를 증설해야 했으나, 기존 서버에서 SSD를 꽂던 자리에 그대로 CMM-D를 꽂아 사용하면 용량 확장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CXL 컨소시엄을 결성한 15개 이사회 회원사 중 하나로, 메모리 업체 중 유일하게 이사회 멤버로 선정되어 CXL 기술의 고도화 및 표준화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19년 인텔에 의해 제시된 CXL은 2019년 1.1 버전에서 2020년 2.0 버전이 완성됐다. 이후 유사한 노력을 기울이던 젠-지(Gen-Z)와 2022년 통합된데 이어 3.0 버전까지 나아갔다. CCIX, 오픈-CAPI까지 CXL에 힘을 더하기로 한 후 지난해 3.1 버전이 수립됐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2021년 5월 업계 최초 CXL 기반 D램 제품 개발을 시작으로, 업계 최고 용량 512GB CMM-D 개발, 업계 최초 CMM-D 2.0 개발 등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 3월 글로벌 반도체 학회 '멤콘(MemCon) 2024'에서 CXL 기반 D램인 CMM-D, D램과 낸드를 함께 사용하는 CMM-H(Hybrid), 메모리 풀링 솔루션 CMM-B(Box) 등 다양한 CXL 기반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올해 2분기 CXL 2.0을 지원하는 256GB CMM-D 제품을 출시하고, 주요 고객사들과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CXL 2.0 올해 하반기 확산…2026년 본격화
CXL 인터페이스 표준이 마련되면서 그에 따른 메모리 제품은 양산 준비를 마치기는 했으나 시장 내 제반사항이 미비해 좀처럼 개화하지 못했다. 메모리는 일종의 작업장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일을 시키는 방식(OS)이나 이를 지시하는 감독관(CPU)이 CXL 최신 언어를 배우지 못해 업무를 원활하게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최장석 상무가 올해 하반기 CXL 시장이 열린다라고 공언한 근거는 감독관과 업무방식이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추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CPU 측면에서는 인텔이 지난 6월 정식 출시한 제온6(코드명 시에라 포레스트)부터 CXL 2.0을 지원한다. AMD도 같은 수순을 따른다. 지난 5월 ‘레드햇 서밋 2024’에서는 리눅스 기반의 데이터센터 고객이 별도 소프트웨어 변경 없이 삼성전자 CXL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CXL 관련 제품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서버 전 구성 요소를 삼성 메모리 리서치 센터에서 검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CXL 2.0은 CPU마다 CXL 지원 메모리가 대칭되는 형태인 CXL 1.1과 달리 ‘메모리 풀링(Pooling)’ 기술이 도입된다.
'메모리 풀링(Pooling)'은 서버 플랫폼에서 여러 개의 CXL 메모리를 묶어 풀(Pool)을 만들고, 여러 호스트가 풀(Pool)에서 메모리를 필요한 만큼 나누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CXL 메모리의 전 용량을 유휴 영역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고객이 이 기술을 데이터센터에 적용하면 보다 효율적인 메모리 사용이 가능해 서버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CXL 2.0을 지원하는 메모리 여러개를 마치 다발처럼 구성해놓고 이를 여러대의 서버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마치 외장 스토리지 또는 외장 그래픽카드를 PC에 연결하는 것과 같이 서버에 외부 연결하게 되는 것. 이에 따라 각 서버의 CPU는 마치 공용 작업장(CXL 2.0 메모리 다발)을 얻게 되는 것이라 비유할 수 있다. 이 공용 작업장은 수요에 따라 각 CPU가 필요한대로 작업장을 내준다.
문제는 CXL 2.0을 통해 시장이 열렸다고는 하나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부족함이 있다는 것. 우선 무한정 확장이 불가능하고 메모리 풀링 시스템 내 특정 프로세서가 할당한 영역을 타 장치가 들여다볼 수 없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즉, 이를 개선한 CXL 3.0까지 나아가야만 완벽한 의미의 데이터 공유가 가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역시 CXL 3.0 버전부터 CXL 시장이 본격화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최장석 상무는 “하반기부터 (CXL 시장 성과가) 가시화되겠으나 신제품은 처음은 작게 시작한다.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고 최적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라며, “차근차근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CXL 제품) 형태가 D램과 컨트롤러가 있는 SSD와 흡사하다”라며, “삼성전자는 SSD도 잘하고 있고, D램 역시 만들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테스터기가 준비됐는가가 문제가 될 수 있겠으나 시장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CXL 3.1 도입 시점은 오는 2026년이다. CXL 3.1을 지원하는 컨트롤러 및 스위치가 개발 완료되고 이를 지원하는 CPU 출시가 이뤄지는 때라는 것. 다시 말해 인텔과 AMD가 2026년 CXL 3.1을 지원하는 서버용 프로세서를 출시한다는 의미다. 인텔은 서버용 프로세서 로드맵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2025년 클리어워터 포레스트를 예고했기에 그 이후 모델이 될 공산이 크다.
최 상무는 “삼성전자는 오랜 기간동안 서버 메모리 시장의 1위를 지켜왔기 때문에 충분히 차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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