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스며든 게임엔진… 백남준 전시도 가상공간에 ‘뚝딱’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주로 도시계획과 엔지니어링 등에서 많이 사용되던 디지털 트윈 기술이 최근엔 일상으로 스며든 모양새다. 나를 본딴 아바타에 실제와 유사한 옷을 입혀보고, 미술관에서 관람하던 유명인의 작품을 집에서 생생하게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가상공간에 쌍둥이처럼 그대로 옮기는 기술이다. 가상 공간에 현실을 반영한 모델을 구현하고, 실제 세계의 데이터를 가상 공간에 실시간으로 통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용자와 인터랙션이 가능하고 모든 단계를 가상 세계에서 시뮬레이션할 수 있기 때문에 검사 및 유지보수 작업을 효율적으로 계획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제작 시간을 단축시켜 비용 절감까지 꾀할 수 있다.
오랜 기간 가상 오브젝트와의 인터랙션에 집중해왔던 게임업계는 디지털 트윈 기술의 일상화에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중 게임 엔진인 언리얼엔진을 통해 리얼타임 3D 제작 툴을 제공하는 에픽게임즈 영향력은 날을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언리얼엔진은 최근 게임 개발뿐 아니라 방송과 영화, 드라마 등의 엔터 분야, 건축 설계, 자동차 디자인 등 다양한 산업에서 최첨단 콘텐츠, 인터랙티브 경험, 몰입형 가상세계 제작에 사용되고 있다. 디지털 트윈 역시 언리얼 엔진이 활용되는 주요 분야 중 하나다.
통신사 KT는 경기 용인시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진행 중인 굿모닝 미스터 오웰 40주년 특별전 ‘일어나 2024년이야!’를 생성형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 3D로 구현했다. 실제 작품들이 형상·질감·재질이 표현된 초실감형 3D 모델로 재탄생했는데, 이에 언리얼 엔진이 활용됐다.
KT 디지털 트윈 웹사이트에는 저사양 디바이스에서도 작품을 원활히 감상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스트리밍 기술이 적용됐다. 클라우드에서 연산 처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관람객이 접속한 디바이스에 GPU가 없어도 초실감형 콘텐츠를 원활하게 즐길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4월 KT가 에픽게임즈 코리아와 공동 주관해 디지털 트윈 분야 국내 19개 기업과 공동 발족한 'K-디지털 트윈 워킹 그룹'의 협업 사례다.
에픽게임즈는 언리얼 엔진을 통한 국내 디지털 트윈 산업 활성화를 위해 워킹그룹 내에서 파트너들과 협력하며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다양한 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다.
디지털 트윈을 패션 산업에 접목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섬유 패션 박람회인 '프리뷰 인 서울 2023'에서 공개된 초실감형 3D 쇼룸은 KT와 클로버추얼패션, 어도비, 빗썸메타, TCAG 등 5개 기업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프로젝트다.
스포츠 의류 브랜드 헤드의 삼성동 매장과 헤지스 더현대 서울 매장, 그리고 경기도 하남에 있는 카카오프렌즈 골프샵을 그대로 구현해 가상 현실에 옮겨놔 참관객 시선을 끌었다.
초실감형 3D 쇼룸은 최신 버전의 언리얼 엔진5로 제작된 공간으로 실제와 가까운 핏이나 옷의 질감 등 의상 정보를 구현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제품을 클릭하면 구매 홈페이지와 연동돼 상세 정보를 확인하고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다.
이외에도 에픽게임즈는 아가방 디즈니베이비 3D 쇼룸, '레고 드림즈'와 '레고 닌자고' 등 다양한 소재와 분야에서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디지털 트윈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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