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코 무저리 ST ”SiC 반도체 경쟁사 대비 9배 출하…무역분쟁에도 中 공략필수” [인더인싸]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이미 900만대의 차량이 ST 제품을 탑재하고 도로를 누비고 있다. 경쟁사를 모두 합친다고 하더라도 약 100만대 수준임을 감안했을 때 ST 능력은 독보적이다.”
프란체스코 무저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중국 전력 디스크리트 및 아날로그 제품 부문 부사장은 25일(현지시간) 서울 강남 노보텔 엠베서더 호텔에서 한국 기자들과 SiC 전력반도체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거듭 강조했다.
무저리 부사장은 아시아 지역에서 모터 제어 역량 센터, 전력 및 에너지 역량 센터, 자동화 역량 센터를 비롯한 ST의 산업 중심 역량 센터들을 이끌고 있다. 소비자 부문과 관련해 ST의 글로벌 매스 마켓 산업 태스크 포스의 조직화를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1995년 이탈리아에서 오토모티브 센서 설계자로 ST에 입사한 그는, 2000년에는 전력 트랜지스터 제품 마케팅 부서로 이동했고, 2002년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트랜지스터 마케팅 매니저로 근무했다. 2008년에는 홍콩에 위치한 ST의 아시아 태평양 사업부의 커머셜 마케팅 부서로 자리를 옮겼다. 2017년에는 디스크리트 및 아날로그 제품 부문 상무로 승진했고, 2018년에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부문을 추가로 담당했다.
무저리 부사장은 SiC 전력반도체 시장과 관련해 안정적 수율을 통해 가격 안정세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SiC 생산에서 수율은 중요한 핵심으로, 전체 웨이퍼에서 양품에 해당하는 다이수가 극대화돼야 한다.
그는 ”다이를 예로 들면 25mm가 트랙션 인버터에 들어간다. 패키지 말고 하나의 다이 가격이 약 7달러 정도이고, 물론 테스트 비용이나 기타 소정의 비용들이 추가된다. 그런데 지금 2027년도나 그 이후를 대상으로 견적을 낸다면 가격이 15~20% 더 내려간다”라며, “어떻게 가격이 떨어질 수 있을까 생각할 수 있는데 바로 수율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900만대의 차량이 ST 제품을 탑재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얻은 데이터에 기반해 ST 기술로 거의
실시간으로 제품을 테스트하고, 이 정보에 기반해 ST 제품을 개선할 수 있다”라며, “경쟁사의 경우 약 100만대 정도의 차량에 탑재돼 있는데, 이를 비교하면 ST가 축적해온 노하우와 정보가 제품을 개선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 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최근 SiC 반도체 수요가 하향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서도 그는 “전기차 시장 자체가 감소되진 않았고, 예상만큼 성장세가 계속 유지되지 않으면서 약간 좀 주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울러, “미국, 유럽, 일본, 한국이 이런 추세지만 중국은 굉장히 다르다. 중국은 전기차로의 전환이 굉장히 빠르게 이루어지고 가속화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예상된 감소세보다 성장세가 계속 유지되지는 않았다, 약간 감속 중이다 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하지만 전동화, 자동차의 디지털화는 계속 성장 추세이며, 그만큼 차량 내 필요한 칩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라며, “자동차에 필요한 반도체 수는 훨씬 증가할 것이고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성장 둔화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쟁사 대비 ST는 오히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저리 부사장은 “수요가 감소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체적인 반도체 수요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ST가 중점 영역으로 생각하고 있는 실리콘 카바이드와 WBG 같은 경우는 오히려 수요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자동차가 전동화되면서 기존의 내연기관차에서 엔진을 대체하는 것이 바로 트랙션 인버터인데, 현재 15%의 자동차가 실리콘 카바이드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IGBT 시스템 기반이라는 것. 만약 모든 자동차가 실리콘 카바이드로 전환하면 주행거리가 18~20%가량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현재는 15%에서 향후 차량의 30% 그리고 60%까지 채택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충전소의 중요성도 설명했다. 에너지 효율을 위해서라도 관련 반도체 수요가 지속될 것이며, SiC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를 수치로 환산해 설명했다.
예를 들어, 40kW를 위해 120달러 정도의 반도체가 필요하다는 통계를 전제로 했다. 15분 만에 자동차를 충전하려면 최소 40kW가 필요하다는 조건이다. MCU가 필요하고 12개의 스위치, 드라이브가 필요하다. 이같은 조건으로 10개의 시설을 구축한다고 가정한다면 총 400kW를 가져오기 위해 필요한 반도체 가격은 1200달러 수준으로 늘어난다. 충전소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더 많은 전력을 요구할 수록 반도체 역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는 셈이다.
앞서 언급 했던 바와 같이 무저리 부사장은 중국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설파했다. ST는 중국 내 사나 옵토일렉트라닉스와 합작으로 SiC 신규 팹을 구축 중이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8인치 SiC 전력 반도체 생산부터 시작한다.
그는 “JV를 설립한 이유는 중국은 ‘중국을 위한 중국 정책’ 등 다소 독자 노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로컬 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중국 내에서 공급을 진행하지 않으면 시장에 참여하기 어렵다”라며, “ST는 현재 진행 중인 정치 상황 그리고 지정학적인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으며, 중국은 최고의 시장이자 산업 분야에서 전력화의 성장 가능성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다국적 기업으로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팹 건설과 관련한 탄소중립 실현도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무저리 부사장은 “이 공장을 건립하는 데 주요한 파트너 중 하나가 선그로우라는 회사인데 지속가능성 부분만 전담해 살피는 파트너”라며, “작년 9월 ST의 글로벌 인더스트리 서밋을 중국 선전에서 이 파트너와 공동으로 조직 했는데 그 회의의 주제도 탄소 중립이었다. 중국이 환경에 관심이 없거나 탄소 중립에 민감도가 떨어질 것이다 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단언했다.
또한 “다른 행사로 일론 머스크가 참여한 AI 관련 회의가 중국에서 개최됐는데 그 회의 역시 탄소 중립회의”라며, “중국도 탄소 중립에 대해 굉장히 진지하게 임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생산 비용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 중국 선전의 경우 택시와 버스를 비롯해 전체 차량의 거의 60%가 순수 전기차라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ST는 생산능력 확충에도 나선다. 현재 팹 모두 6인치 웨이퍼 기반으로 완전 전환을 이뤘다는 것. 내년부터 여러 단계에 걸쳐 8인치로 전환할 예정이다. 싱가포르와 중국 공장에서 우선적으로 전환이 이뤄진다. 제품의 첫 제공은 이탈리아 카타니아 시설로부터 생산된 모델로 내년 3분기부터 출하가 정식으로 이뤄질 방침이다.
한편, 무저리 부사장은 “ST는 지속가능성을 지원하는 기업”이라며, “ST는 산업용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그리고 모든 사람을 위해 지속가능성을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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