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국방 절실하다" 육해공군 '퀀텀점프'에 필요한 세 가지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국방과 안보 분야에서 '양자 국방'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고도화되는 패권 경쟁 속 새로운 무기체계를 갖춰야만 기존 국방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취지다.
육해공군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양자 국방을 내세운 만큼, 한국 또한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용화 대책을 세우고 기술 성숙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는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유기필 공군본부 정책실 미래기획센터장은 25일 고양 킨텍스 '퀀텀코리아 2024'에서 열린 세션 발표를 통해 "공군은 양자 기술에 대해 절실함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군 전략 난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만한 기술적 변화도 필요하다는 취지다. 유 센터장은 "미사일 방어를 하거나 항공 전략을 펼칠 때 실시하는 '전구 작전(theater operation)'은 짧은 시간에 많은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며 "기존 컴퓨팅 방식으로는 제한이 많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은 양자를 미래 핵심 기술로 간주하고 있다. 기존 기술을 융합하거나 재창조하는 것은 물론, 양자 적용 범위를 넓히는 움직임도 두드러지는 추세다. 국방 영역에서는 '양자전(Quantum Warfare)'이라는 용어가 쓰이기도 한다.
한국 또한 위성항법장치(GPS) 교란과 같은 북한발 위협이 계속되고 있어 국방 강화와 함께 양자를 논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양자 연구개발(R&D) 예산을 두 배 늘리 '퀀텀 이니셔티브'를 확정하기도 했다. 기술 연구와 인재를 양성하는 특화연구센터도 운영되고 있다.
국방 분야에 응용이 가능한 기술은 양자통신, 양자컴퓨터, 양자센서로 나뉜다. 양자통신의 경우 유무선 및 위성 양자암호통신을 구현하고 양자 기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양자통신에 양자키분배(QKD)와 양자내성암호(PQC)를 상호 보완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양자컴퓨터는 최적화, 암호를 분석하고 인공지능(AI)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 골자다. 양자 기반 암호 해독, 시스템 최적화, 초정밀 장비 유지보수 최적화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GPS 잠수함에 초정밀 항법을 구현하는 PNT(장소·항법·시간) 기술, 미세 통신과 전자기 신호 감지가 가능한 양자수신기 기술, 폭발물 탐지를 돕는 자기장 센싱 기술에서도 양자에 대한 쓰임새가 늘고 있다. 정근홍 육군사관학교 물리화학과 교수는 "양자는 우주와 사이버를 비롯한 모든 전장 공간을 아우르는 핵심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육해공군 측은 양자 국방이 자리 잡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먼저 상용화 단계가 무르익기까지 정부는 물론, 국방, 민간이 힘을 합쳐 실질적인 전략을 꾸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진우 해군미래혁신단 기술연구기획과장은 "양자는 우리에게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 같은 기술이지만, 실험 수준에서 향후 단계적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국방은 물론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양자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작업도 동반돼야 한다고 봤다. 유기필 센터장은 "양자라는 개념을 초등학생에게 설명한다고 한들 이해를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드는 시점"이라며 "2000년도 초반과 달리 '인터넷'이라는 용어가 생소해지지 않은 것처럼, 양자를 쉽게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양자 기술을 실제 도입했을 때 이를 운용할 관리자도 필요하다고 봤다. 이준왕 육군본부 정책실 우주과학기술정책과장은 "양자가 국방에 잘 적용되기 위해서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컨트롤타워는) 리스크, 윤리적 이슈 등을 관리하고 국제법 혹은 국내법에 대한 충돌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자기술의 현주소와 미래 방향성을 살펴보는 '퀀텀코리아 2024'는 오는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오는 27일까지 총 3일간 열린다. 현장에는 양자 사업을 추진하는 주요 기업들이 부스를 마련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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