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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첫 드라마 vs 인기웹툰 원작…넷플릭스·디즈니+, 정면 대결

채성오 기자
'더 에이트 쇼(왼쪽)'과 '삼식이 삼촌'. [ⓒ 넷플릭스, 디즈니코리아]
'더 에이트 쇼(왼쪽)'과 '삼식이 삼촌'. [ⓒ 넷플릭스, 디즈니코리아]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로 정면 승부에 나섰다. 배우 송강호의 첫 번째 시리즈물인 '삼식이 삼촌'이 지난 15일 공개된 가운데, 17일 넷플릭스가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더 에이트 쇼(the 8 show)'를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대결 구도가 형성된 모습이다.

디즈니+는 지난 15일 송강호·변요한 주연의 16부작 시리즈 삼식이 삼촌을 공개했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통에도 하루 세끼를 먹여준다고 해 '삼식이 삼촌'으로 불리는 '박두칠(송강호 분)'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삼식이 삼촌은 시놉시스만 봤을 때 휴머니즘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것 같지만,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정치 시대극이다. 전쟁 이후 이승만 정권 말기부터 민주화 열기와 군사 쿠데타로 이어지는 격동의 시기를 조명한다.

해당 드라마는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며 정치인과 사업가들의 뒤를 봐주던 사일개발 사장 박두칠이 자신을 이용하다 버리려 하는 자유당 의원 '강성민(이규형 분)'을 대신해 꿈 많은 엘리트 공무원 김산을 포섭하고 재계 순위 20인 모임인 '청우회' 정식 멤버로 가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았다.

삼식이 삼촌은 지난해 8월 공개한 '무빙' 이후 이렇다할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했던 디즈니+의 야심작이자 송강호의 첫 시리즈물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제작비 240억원을 투입한 '지배종'에 이어 400억원 규모의 삼식이 삼촌까지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디즈니가 한국 콘텐츠 사업을 재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디즈니+는 킬러 콘텐츠의 부재로 이용량도 현저히 낮아진 모습이다. 앱 시장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가 조사한 4월 OTT 월간 이용자 수(MAU)에 따르면 디즈니+는 해당 기간 229만명을 기록해 넷플릭스(1129만명), 티빙(706만명), 쿠팡플레이(702만명), 웨이브(408만명)에 밀리며 국내 이용자로부터 점차 외면받는 모습이다.

넷플릭스는 상대적으로 디즈니+보다 여유로운 상황이지만 전작 '종말의 바보'가 부침을 겪으면서 '기생수: 더 그레이'를 이을 흥행작 배출이 필요한 시점이다. 웹툰을 기반으로 제작한 더 에이트 쇼를 통해 유입률을 높일 계획이다.

더 에이트 쇼는 배진수 작가의 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원작으로 둔 시리즈로,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위험한 쇼에 참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은 폐쇄적인 환경에서 벌어지는 자본주의적 인간 군상을 담아내는데, 더 에이트 쇼의 경우 '쇼'라는 배경으로 실사화되면서 작중 인물들의 욕망과 계급간 투쟁이 한층 적나라하게 묘사된다. 이날 오후 4시에 공개되는 더 에이트 쇼는 8인 8색의 매력을 담아낸 만큼 8부작으로 편성됐고, 넷플릭스에서 전 회차 모두 공개될 예정이다.

콘텐츠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식이 삼촌과 더 에이트 쇼가 비슷한 시기 공개되는 만큼, 디즈니+와 넷플릭스간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각 콘텐츠들의 장르와 타깃층이 다른 만큼 취향의 차이에 따라 흥행 성패가 결정되겠지만, 16부작과 8부작이라는 편성 차이와 더불어 공개 방식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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