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콜] 1분기 수익성 되살아난 카카오, ‘늦었어도 차분히’ AI 서비스 준비 만전(종합)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매 분기 성장률이 좀처럼 크게 오르지 못했었던 카카오가 올 1분기 말끔히 우려를 털고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비상한 모습을 보였다. 그 뒷배경엔 양대 축인 플랫폼과 콘텐츠 매출이 있었다. 플랫폼은 톡비즈 매출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성장을 이뤘고, 콘텐츠 역시 뮤직 등에서 SM 인수 편입 효과로 인해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9일 카카오는 K-IFRS(한국국제회계기준) 기준 2024년 1분기 연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1조988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2% 늘어난 1203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6%다.
카카오는 이날 깜짝 실적과 관련한 발언을 이어갔다. 주요 부문으로 등장한 곳은 바로 커머스가 포함된 플랫폼 부문의 톡비즈다. 여기에, 카카오는 타 기업들보다 인공지능(AI) 관련 서비스 출시 등이 늦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AI 관련 서비스를 가시화할 수 있도록 빠르게 AI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올 1분기 플랫폼 부문 호실적 이끈 톡비즈…명절 성수기에 ‘쑤욱’=올 1분기 플랫폼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9548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특히 플랫폼 부문 중 카카오톡을 통해 광고·커머스 사업을 펼치는 톡비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5221억원을 기록했다.
커머스 사업 성장 경우 우선, 명절 성수기 효과가 주효했다. 오픈채팅 안에서 관심사와 취향을 공유하는 온라인 친구에게 가벼운 선물을 전달하거나 좋아하는 브랜드의 한정판 상품을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새로운 형태의 선물 구매 패턴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맞물렸다.
정신아 대표는 “이러한 확장된 선물 패턴과 상품 라인업의 강화는 커머스의 견조한 이익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며 “카카오커머스는 올해도 브랜드와 이용자 간 친구 관계 확장을 기반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솔루션들을 제공하는 차별화된 관계형 서비스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작년 쇼핑탭 개편으로 이용자들은 초개인화된 상품을 제안받으면서 취향에 맞는 브랜드들을 친구 추가하거나, 톡 채널을 통해 주기적으로 소식을 전달받으며 카카오톡 안에서 재구매를 반복하고 있다. 톡 채널과 톡 스토어를 연동한 판매자들은 카카오톡 안에서 고도화된 고객관계관리(CRM) 마케팅이 커머스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경험했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그 결과 채널 스토어 수는 현재 약 5만 개까지 확장됐다”며 “또한 채널 스토어들이 구매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카카오쇼핑라이브까지 활발하게 이용하면서 지난 2023년 연간 기준 회당 거래액 1억원 이상의 라이브 커머스 횟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확대됐다”고 말했다.
◆광고 사업 성장 자신감 드러낸 정신아…“기민하고 빠른 카카오라면 가능”=정신아 대표는 이날 광고 사업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올해 국내 온라인 광고 시장은 2023년 대비 4% 정도의 성장을 예상했다.
정 대표는 “글로벌 경기나 지정학적 이슈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봤을 때 경기 회복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카카오의 경우에는 다른 온라인 광고 플랫폼이 가지지 못한 비즈니스 메시지를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톱 개편을 통해서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고 광고주 풀을 다변화하면서 건강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에 온라인 광고 시장 성장률 이상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향후 전망도 밝게 전망했다. 우선 카카오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한국 진출이 온라인 광고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트렌드에 맞추어서 광고주들의 니즈에 맞는 유연하고 기민한 대응을 통해서 마케팅 예산을 유치하는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다만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앞서 진출한 미국의 사례를 보면, 급격한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가 기존 광고주들의 매출이나 광고비 지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며 “이에 따라 국내 이커머스 산업의 전반적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커머스는 관계 기반의 선물하기를 중심으로 성장해 오고 있으며, 선물하기는 서비스의 특성상 가치를 전달하는 커머스다. 이런 포지셔닝의 결과로 이용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하이엔드 프리미엄 상품 중심으로 선물에 특화된 차별화된 상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 번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C커머스(차이나+커머스)에 대한 제한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밝힌 바 있다. 정 대표는 이날 또한 “카카오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진출로 인한 영향은 다른 커머스 대비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는 AI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 2일 AI 연구/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초거대 AI 기반 언어 모델과 이미지 생성 모델 등을 영업 양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정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의 공개와 사업성을 갖춘 서비스 출시에 있어 시장의 기대에 비해 카카오가 다소 늦었었다고 발언했다.
그럼에도 카카오는 지속적인 AI 투자를 통해 AI 기술의 일상화·대중화를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초거대 AI 언어모델 ‘코GPT’(Ko-GPT)를 비롯해 텍스트 기반 이미지 생성모델 ‘칼로(Karlo)’, 다양한 경량화 언어모델 등을 보유한 카카오브레인의 기술 역량과 카카오가 보유한 서비스 강점을 결합해 속도감 있게 AI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목표다.
정 대표는 “향후 본사 별도 손익에 포함될 카카오브레인의 AI 사업 관련 영업 비용은 투자 금액에 따라 가변적이라고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혜령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설비투자(캐팩스·CAPEX) 관련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를 순차적으로 구매하고 있다”며 “올해 500억원 투자 계획 중이나 향후 출시될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화 기준에 따라 인프라 투자 비용 규모의 변동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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