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끝, 이제 투자의 시간'…1Q '잭팟' 터트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일제히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 반도체 업계에 완연한 봄이 왔다. D램은 물론 그간 적자를 지속하며 반도체 전체 사업 실적의 발목을 잡아 왔던 '낸드 플래시(Nand Flash)까지 반등에 성공했다.
수익성인 견인한 고부가가치 제품 'HBM(고대역폭메모리)'도 양사 모두 완판에 성공한 가운데 향후 시설투자를 늘려 AI(인공지능) 시대 패권 경쟁에 돌입한 모양새다.
◆ 삼성전자 DS, 5개 분기 만에 적자 끊어내…영업이익 932% 껑충
3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의 실적을 끝으로 국내 종합 반도체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끝이났다.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만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1분기 삼성전자의 실적 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1조9200억원, 영업이익 6조61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82%, 영업이익은 931.87% 늘어난 수치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각각 13.8%, 63.3% 늘었다.
이중 DS(반도체)부문 매출은 23조1400억원, 영업이익은 1조9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DS 부문 영억이익은 2조원 수준으로 집계된 것을 고려하면 소폭 하회한 수치다. 이로써 5개 간 이어졌던 DS 부문의 적자 고리를 끊어냈다.
삼성전자는 이번 깜짝 실적에는 메모리는 지속적인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 기대감으로 전반적인 구매 수요가 강세를 보였고, 지난 분기에 이어 DDR5(Double Data Rate 5) 및 고용량 SSD(Solid State Drive) 수요 강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BM ▲DDR5 ▲서버 SSD ▲UFS4.0(Universal Flash Storage 4.0)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대응하며 질적 성장을 실현했고 메모리 사업은 흑자 전환된 것이다.
시스템 LSI는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SoC(System on Chip), 센서 등 부품 공급은 증가했으나 패널 수요 둔화에 따른 DDI(Display Driver IC) 판매 감소로 실적 개선은 예상 대비 둔화됐다. 파운드리는 주요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매출 개선은 지연되었으나 효율적 팹(FAB) 운영을 통해 적자 폭은 소폭 축소됐다.
삼성전자는 AI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HBM 공급을 더욱 늘려 메모리 패권을 쥐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HBM의 공급 규모를 3배 이상 늘리고 5세대인 HBM3E 12단 제품을 2분기 내 양산하는 등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을 발표했다.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올해 HBM 공급 규모는 비트(bit)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 지속해서 늘려가고 있다“며 ”해당 물량은 이미 공급사와 협의를 완료했다"라며 "2025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공급을 계획하고 있으며 고객사와 협의를 원활하게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 HBM 선두 SK하이닉스, 1분기 역대 최대 실적…팹 투자 확대
지난 25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매출은 그간 회사가 거둬온 1분기 실적 중 최대, 영업이익은 1분기 2018년 이후 두 번째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 12조4295억원, 영업이익 2조88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해 매출은 114.3% 증가,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이다. 전분기와 비교해선 매출은 9.9%, 영업이익은 734% 늘었다.
SK하이닉스는 "HBM 등 AI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AI 서버향 제품 판매량을 늘리는 한편, 수익성 중심 경영을 지속한 결과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734% 증가했다"라며 "낸드 역시 프리미엄 제품인 eSSD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평균 판매단가(ASP, Average Selling Price)가 상승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해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맞춰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HBM3E 공급을 늘리는 한편 고객층을 확대해 가기로 했다. 또, 10나노 5세대(1b) 기반 32Gb DDR5 제품을 연내 출시해 회사가 강세를 이어온 고용량 서버 D램 시장 주도권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낸드의 경우 실적 개선 추세를 지속하기 위해 제품 최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고성능 16채널 eSSD와 함께 자회사인 솔리다임의 QLC 기반 고용량 eSSD 판매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AI 향 PC에 들어가는 PCIe 5세대 cSSD를 적기에 출시해 최적화된 제품 라인업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늘어나는 AI 향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팹(Fab)인 청주 M15X를 D램 생산기지로 결정하고 건설을 가속화하는 등 캐파 확대를 위한 적기 투자를 해나가기로 했다. 회사는 중장기적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미국 인디애나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등 미래 투자도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올해 투자 규모는 연초 계획 대비 다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회사는 고객 수요 증가 추세에 따라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것이며, 이를 통해 HBM뿐 아니라 일반 D램 공급도 시장 수요에 맞춰 적절히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메모리 시장이 안정적으로 커 나가게 하는 한편, 회사 차원에서는 투자 효율성과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SK하이닉스는 기대하고 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HBM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1위 AI 메모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당사는 반등세를 본격화하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최고 성능 제품 적기 공급,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로 실적을 계속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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