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법률리그 47] 특허권 양도 이후 대상 특허권이 등록 무효된 경우, 특허권 양도계약의 효력
[법무법인 민후 전수인 변호사] 특허권은 특허법 제99조에 따라 권리 이전이 가능하고, 실제 기술 시장에서도 특허권은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그런데 특허법은 제133조 제3항에 특허등록을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되면 특허권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간주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기껏 대금을 지급하고 이전받은 특허가 등록무효로 되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양수인은 양도인으로부터 양도계약 이후 특허가 등록 무효가 된 사정을 이유로 대금의 반환을 구할 수 있을까?
최근 특허법원은, 특허권의 등록무효로 인해 특허권 양도계약이 소급적으로 무효가 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였는바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특허법원 2023. 7. 20. 선고 2021나1398 판결은, 특허권 양수인 피고가 양도인 원고를 상대로 특허등록이 무효로 된 부분에 상응하는 양도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함에, "무효사유가 내재되어 있는 특허라도 유효한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있고, 특허권 양도계약 체결 이후 특허무효심결이 확정된 경우 법률상 의제된 특허무효의 소급효에 의해 이미 유효하게 성립한 특허권 양도계약이 그 목적물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경우와 같이 원시적 불능 상태로서 무효로 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특허법원은 특허권의 본질적인 특성, 거래 현실, 양도계약 당사자의 합리적 의사, 법률관계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 특허권의 양수인 및 양도인 간 형평성 등을 고려하여 위와 같은 판단을 하였고, 그 주요 이유의 구체적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모든 특허권은 무효가 될 가능성을 본질적으로 내재하고 있으며, 거래 현실에서도 통상적으로 특허권의 양수인은 그 무효가능성을 고려하고, 이를 양수 가격에 반영하기도 하며, 무효가 될 경우의 위험부담의 주체를 계약상 명시하기도 하는 경우도 있다. ② 무효 사유가 내재된 특허라고 하더라도, 무효심결이 확정되지 않는 한 무효사유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특허가 대세적으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서, 특허권 양도계약에 따라 특허권 이전등록을 마친 양수인은 유효하게 특허권을 취득하여 독점적·배타적 효력을 사실상 행사할 수 있고, 특허권이 무효로 확정되기까지 특허권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이익을 얻게 된다. ③ 현실의 특허권 양도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 시점에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는 권리로서 특허권을 목적물로 하는 것이 당사자의 합리적 의사라 할 것이고, 특허권 양도계약의 급부는 '거래 시점에서 유효하게 등록되어 있는 특허권에 관한 이전 등록 의무의 이행'이라고 볼 수 있고, 위와 같은 양도계약에 따라 양수인 명의의 특허권 이전 등록이 마쳐짐으로써 특허권 양도계약에 따른 양수인의 급부이행은 종료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④ 특허의 무효가 확정된 시점은 양도계약의 체결 이후이고 특허의 소급효는 법률에 의하여 의제되는 효과에 불과하여 특허무효의 소급효에 의해 양도계약이 그 체결 시점부터 급부의 이행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볼 수는 없다. ⑤ 특허무효의 소급효로 인하여 특허권 양도계약이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다면 법률관계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
판례는 특히, 특허권의 존속기간 만료 이후 특허무효심결로 특허가 무효가 된 경우를 상정하여, 이 경우 특허권 양도계약이 소급적으로 무효가 되어 특허권의 양도인이 이미 지급 받은 특허권의 대가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면, 특허권 양도인의 지위가 지나치게 장기간 동안 불안정한 상태에 있게 되어 부당하고 반면 특허권의 양수인은 그 양수받은 특허권을 특허권의 존속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사용함으로써 특허권 양도계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사실상 모두 얻은 것으로 볼 수 있어서, 그와 같은 경우에도 특허무효의 소급효에 근거하여 양도계약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면 사실상 특허권의 양수인에게 언제나 특허권 양도계약을 무효로 돌릴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과 다름없고, 특허권의 양도인에게 전적으로 특허 무효의 위험을 부담시키고 양수인에게 무위험의 거래를 허용하는 결과가 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덧붙여 판례는, 특허권의 양도인이 특허권의 유효성을 보증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 또는 특허권의 무효 가능성과 관련하여 반드시 고지해야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 등에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양수인이 특허권 양도계약을 취소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판시한다(다만, 이 경우에도 양도계약이 원시적 불능으로 무효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결국 현실적으로 모든 특허권은 ‘절대적으로 유효한 권리’가 될 수 없고, 무효가 될 가능성을 본질적으로 내재하고 있으므로, 특허권을 양도받고자 하는 자는 그 권리의 거래 전에 당해 특허에 관하여 진보성 부정, 신규성 부정 등 전형적인 무효 사유의 존부를 면밀히 검토하여야 하고, 무효가능성 및 위험부담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거래 조건을 정하는 등 거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전수인 변호사> 법무법인 민후
<기고와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무관합니다.>
[OTT레이더] 협박전화 한 통에…넷플릭스·웨이브 '지금 거신 전화는'
2024-11-24 13:04:04[DD 주간브리핑] 이재용 삼성전자 경영권 항소심…KBS 사장 후보자 추천과정 현장검증
2024-11-24 13:01:33온라인 금융상품, 다이내믹 프라이싱(DP) 시대 오나?
2024-11-24 12:28:32'보험료 차등 적용' 4세대 실손보험, 과잉진료 억제 실효성 있나…"비급여 관리 제한적 달성"
2024-11-24 12:00:00LG전자, ‘사회적 기업 민관협력 활성화 우수 기업’ 선정
2024-11-24 11:0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