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떨고 있니"... 美 대선 여론 변화에 'K배터리' 긴장 고조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최근 대선 여론 변화 조짐이 감지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재출마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내 배터리 업계에 막대한 세제 혜택을 가져다주고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어서다.
◆ 미국 대선 여론 변화 감지…지지율 40% 이하 추락한 바이든= 최근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종합적인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율은 40%가 되지 않는다.
지난 10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7%로 전달보다 4%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국정 수행 지지율은 지난해 4월 역대 최저치를 찍은 뒤 다시 반등, 40% 안팎을 유지해 왔으나 이달 들어 다시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최근 여론 조사 등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하고 있는 것은 '경제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유권자들은 경제 문제 중에서도 특히 기업들의 과잉 이익 추구를 가장 큰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카운터블(Accountable)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81%의 유권자가 기업들의 정크 수수료를 통한 과잉 이익 추구가 소비자들의 비용 문제라고 응답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나 실업률 등 다른 경제 문제에 비해 기업들의 과잉 이익 추구가 유권자들의 관심과 불만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유권자들의 인식과 기대감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기업 규제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실제 정책 추진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정크 수수료에 대한 규제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경제 문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을 역전하지 못하면 바이든은 재선에 실패할 확률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IRA 혜택에 韓 72조 투자…여론 변화에 긴장= 아직 대선까지 1년이란 시간이 남았지만, 대선 여론 변화 감지 분위기에 우리나라 배터리, 소재 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현재 미국 IRA 세제 혜택 크게 누리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전면 폐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IRA 법안은 미국 내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에 혜택을 주는 법안으로, 현재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들은 이 법안에 따라 미국 내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규모가 최소 555억달러(약 7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 투자의 4분의 1을 넘는 규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친환경 에너지에 반감을 품어왔다. 그는 그간 IRA를 '역사상 최대 증세'라고 부르며 반대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IRA에 따라 부여되는) 일부 세금 공제와 관련한 가격표 일부가 광범위하게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출의 많은 부분을 삭감하려고 한다"고 뜻을 밝힌 바 있다. 재임기엔 '미국의 에너지 독립'을 명분으로 내걸고 자국의 원유·가스 생산 확대를 장려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IRA 법안을 폐지하거나 축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 시장 공략 전략을 재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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