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AI 교육의 시대, 장기적인 교육·수능평가 전략 고민해야
조은국어 조은희 원장·조은희의 조은국어포럼 소장/ 교육·문화 칼럼니스트
우리나라 국민들은 ‘시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본고사-수학능력평가로 이어지는 대학입시의 필수관문에 대해선 모든 세대가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수능을 보는 날이면 날씨가 춥겠다?”라는 말이 자동적으로 나올 정도로 수능은 전 국민적인 관심사이기도 하며 이야기 거리이기도 하다. 부모와 자식세대가 공유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화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올해 수능은 학생들과 가족에게 어떤 에피소드를 남겼을까. 결론적으로 ‘격변’과 ‘불수능’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수능이 있기 몇 개월 전 정부가 ‘킬러 문항 배제’라는 룰을 새롭게 선보였다. 결과적으로 불수능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도와는 다르게 결함은 없었는지 수능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구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최근 일본에서 현지 선생님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한국의 교육은 다소 급진적인 변화를 자주 보인다는 얘기를 했다. ‘공정성의 향상과 혼란을 최소화하며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과정을 통해 수능을 개혁해 나가겠다’고 정부가 발표했는데 그는 한국의 교육에 대해 자신은 잘은 모르지만 밖에서 보기에 다소 급진적인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평가원도 이번에 문제를 출제하면서 킬러문항 배제를 위한 노력도 많이 기울였을 것이다. 수능의 변화와 관련된 정부의 노력은 박수쳐줄만하지만 교육체계의 속도와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애초부터 킬러문항의 범주 개념이 명확했는지, 공교육 범위 안에서의 변별력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반영됐는지 꾸준히 살펴보아야 한다.
사회가 원하는 인재상이 변하듯, 교육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듯이 수능도 계속 진화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AI가 학생들의 교과서에 반영되는 등 앞으로 학생들이 공부하는 방식도 변화할 것으로 보여 이러한 교육의 변화를 수능이 담아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진화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 중에서 학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수능이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라는 본질을 잊지 않은 상태에서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다만 이번의 변화는 다소 급진적인 면이 있어보인다. 변화를 직접 체감하는 학생들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도 다음의 변화는 좀 더 세련된 속도조절의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속도와 방향성은 둘 다 중요하다. 특히 교육은 학생들의 미래가 담겨있기 때문에 어른들의 사심이 조금이라도 개입되어 있으면 안된다. 이는 방향성과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학생들에겐 첫 관문인 수능, 변화가 있더라도 변화를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안정적인 마음가짐으로 학생들이 시험을 치룰수 있도록 어른들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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