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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포비아' 중국산 로봇청소기 뭇매…삼성·LG '반격' [DD전자]

옥송이 기자

로보락 신작 로봇청소기 S9맥스V울트라가 움직이는 모습. 얇은 두께가 특징이다.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중국 인공지능(AI) 서비스 스타트업 '딥시크(Depp Seek)'로 촉발된 보안 우려가 가전제품까지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중국산 로봇청소기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이에 따라 연내 로봇청소기 신작을 내놓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전 양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기 올인원 로봇청소기 신작을 내놓는다. 각각 지난해 첫선을 보였던 '비스포크 AI 스팀'과 'LG 로보킹 AI 올인원'의 2세대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LG전자는 연내 출시가 목표다.

그간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로보락 등 중국 기업들이 장악해 왔다. 국내 가전사들이 올인원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고전하는 동안, 로봇청소기 업력만 10년 이상 쌓아온 중국 제조사들이 일찌감치 국내 시장에 자리 잡은 것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사 첫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내놨지만, 소비자들로부터 기술력을 입증받은 중국 로봇청소기의 기세를 꺾진 못했다. 삼성, LG의 로봇청소기 출시가 업계 반향을 일으킬 것이란 관측과 달리, 로보락의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은 더욱 치솟았다.

로보락에 따르면 작년 기준 로보락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10%포인트 증가한 40% 중반대를 기록했다. 작년에 출시한 플래그십 로봇청소기 S8맥스V울트라가 실적을 이끌었다. 해당 제품의 출고가는 179만원에 달한다. 로봇청소기 시장에 있어서 만큼은 기존 중국산에 대하던 '저가, 저품질' 인식이 사라졌다고 해도 무방한 상황이다.

그러나 딥시크발 보안 문제가 일면서, 견고한 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 입지에 변수가 생겼다. 중국산 AI 딥시크는 저비용·고효율 모델로 전세계 주목을 받았지만, 정보 유출 우려로 인해 각국에서 사용 금지가 이어졌다. 게다가 딥시크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에 넘긴 정황까지 드러난 바 있다.

이에 중국 기업들의 백도어(backdoor) 우려가 커지는 한편, 국내 로봇청소기 1위 업체인 로보락이 수집한 고객 개인정보를 사용자 동의 없이 중국 IoT 업체 투야에 공유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댄 챔 로보락 총괄은 "로보락의 정보 오용이나 유출에 대한 내용은 접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로보락에 따르면 로보락이 자체 구축한 서버를 비롯해 협력사의 서버 모두 중국이 아닌 미국에 있다.

또한 로보락 측은 "2020년 이후 출시된 모델은 투야 등 다른 기업에 고객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으나, 별도의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아울러 중국 AI 딥시크와의 협력 여부에 대해서는 "연락을 취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로보락은 오히려 자사 제품이 글로벌 인증기관 UL 솔루션즈의 사물인터넷 보안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인증을 획득했다는 점 등을 들어 보안에 자신했다.

앞서 지난해 미국에서 로봇청소기 해킹 논란을 겪었던 에코백스는 해당 사건을 인정하면서도, "악성 공격 문제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 국가별로 보안 기준을 모두 준수해 나가고 있다"고 대응책을 언급한 바 있다. 에코백스는 향후 한국의 과기부 IoT 보안 인증 계획도 시사했다.

한편, 중국 로봇청소기를 둘러싼 보안 포비아는 국내 가전사들에 기회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자체 보안 기술인 녹스(Knox)와 암호화, 보안칩 3중으로 사용자 정보를 보호한다. 특히 비스포크 AI 스팀 카메라로 촬영된 이미지나 영상 데이터는 스마트싱스 클라우드 저장 시 권한을 가진 사용자만이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다. 또한 정부의 '개인정보보호 중심 설계' 시범 인증을 받았다. LG전자는 자사 프로세스인 LG 쉴드와 LG SDL(LG Secure Development Lifecycle)을 적용한다. 민감한 정보등 각종 소비자 데이터는 암호화 처리돼 외부 불법 유출을 방어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 기업들은 AI를 홈, 집 영역까지 확장하는 추세다. 그만큼 자체 보안 체계에 힘쓰고 있다"면서, "중국산과 한국산 로봇청소기 가운데 제품력을 떠나 보안으로만 따진다면, 데이터 논란과 거리가 있는 한국산이 비교 우위"라고 말했다.

이어 "비록 국내 로봇청소기가 중국산보다 뒤늦게 나왔지만, 기술력과 보안 능력을 앞세워 나간다면, 앞으로 더욱 승산 있을 것"이라며, "지속된 보안 이슈는 연내 신작을 내놓을 삼성, LG의 로봇청소기 실적을 반등시킬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옥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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