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2023] 장현영 엔씨 정책협력센터장 “게임인 총동문회 ‘지스타’, 후배 챙기는 건 맏형 역할”
[부산=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지스타(G-STAR)’는 게임인들이 1년에 한 번씩 하는 총동문회 같은 느낌이에요. 국내 게임업계에서, 이른 바 ‘큰 형님’으로 불리는 엔씨소프트가 이런 총동문회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을까요? 게임 생태계를 위해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얻고자 내부적으로 고민들을 계속해서 해왔습니다. 그렇게 ‘대·중·소기업 상생이라는 키워드로 게임 스타트업을 위해 노력을 해보자’는 결론이 나왔지요.”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지난 16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최된 ‘지스타2023’에서 8년 만에 기업 및 소비자 간 거래(BTC)관에 다수 신작을 출품했다. 이 자체가 게임업계에서 큰 이슈로 떠올랐지만, 특히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더욱 중요하게 부각된 이슈가 있다. 바로 기업 간 거래(BTB)관에서 7년 연속 게임 스타트업 지원에 나선 것이다.
엔씨는 게임 산업 활성화와 업계 상생을 위해 2017년부터 스타트업의 지스타 참가를 돕고 있다. 지난 7년 동안 회사의 후원으로 100여개의 스타트업이 지스타에서 게임 홍보와 투자 유치의 기회를 얻었다.
이를 주도한 장현영 엔씨 정책협력센터장(상무)은 지난 17일 취재진을 만나 본인이 생각한 지스타의 정의를 이야기하며, “스타트업이 투자와 퍼블리싱을 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엔씨가 도움을 주자고 생각했다”며 “우선은 지스타를 포함한 다양한 국내외 게임 전시회에 자체적으로 부스를 내는 데 힘이 부족했던 회사들을 위해 엔씨가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엔씨 후원으로 지스타에 참여한 스타트업은 ▲펌킨이엔엠 ▲엠앤엠소프트 ▲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 ▲모쿰 등 4개 기업이다. 엔씨는 지스타 BTB관에 ‘스타트업 위드 NC(Start Up with NC)’ 부스를 마련하고 게임 출품 및 전시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 엔씨는 지스타 외에도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 ▲플레이엑스포 ▲대만 게임쇼 등 국내외 주요 게임 전시회에 스타트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렇다면 엔씨가 이들 기업을 매년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장 센터장은 “엄밀하게 말씀드리면 때에 따라서 조금씩 달랐던 것 같다”며 “어떨 땐 게임 콘텐츠 성장 가능성, 즉 질적인 면을 검토할 때가 있고, 또 어떨 땐 구성원이나 개발자들의 마인드나 적극성도 고려할 때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하지만, 엔씨가 오랜 기간 스타트업을 후원하다 보니 이제 이런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말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는 회사들을 지원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엔씨는 BTB관에 첫 스타트업 지원 부스를 낼 당시, 엔씨 타이틀을 오히려 제외했었다. 스타트업이 엔씨 이름에 가려지는 점을 우려해 내세우지 않았던 것이다. 후원을 받고 부스를 내는 스타트업들 입장에서도 엔씨는 한 번 더 생각했다.
장 센터장은 “이들에게 엔씨가 오히려 폐를 끼치는 것은 아닐지, 그리고 엔씨 자회사처럼 보는 시선들도 있는 건 아닐지 우려스러워 초기엔 엔씨 이름을 뺐었다”며 “하지만 매년 스타트업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해외 유수의 투자처들이 한국 게임산업을 찾게 되면 가장 먼저 엔씨를 알고, 이러한 엔씨로부터 후원업체로 선정됐다는 것 자체가 플러스 되는 부분이 있다는 후문을 들려줬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엔씨로부터 후원을 받은 대부분 국내 스타트업들도, 국내외 투자사들도 구성원이나 미래 성장 가능성, 콘텐츠의 질적인 부분에서 뛰어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시 엔씨 이름을 내걸게 됐다”며 “그것이 엔씨나 스타트업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게임업계 안팎에선 엔씨의 스타트업 후원에 대해, 사업적인 접근이 아니냐는 일부 시선도 있었다. 장 센터장은 이에 대해, 엔씨가 우회적으로라도 지식재산권(IP) 등 게임 퍼블리싱이나 인수합병(M&A)을 고려하기 위해 펼치는 행보가 아니라고 힘을 주어 강조했다.
그는 “엔씨는 ‘글로벌 퍼블리셔’를 지향하는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에서 알아주는 최고의 게임 개발사가 되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기에 M&A나 투자를 활발하게 하지는 않고 있다”며 “그만큼, 엔씨의 스타트업 후원 의미는 중소기업 개발사 및 인디게임을 순수하게 지원하고 싶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0년대 초중반 이슈 중 하나는, ‘대한민국 게임 산업에 허리가 없다’는 주제였다. 허리는 허리대로 존재해야 의미가 있는데, 계속 위로만 가면 가분수형 산업 구조가 생겨난다는 담론이었다”며 “당시 전문가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스타트업들이 자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엔씨가 도와주는 게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기술력으로 글로벌에서 인정받자는 결론이 닿게 됐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장 센터장은 엔씨가 게임 산업 활성화와 생태계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엔씨는 앞으로도 유망 스타트업 발굴과 게임 업계 상생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장 센터장은 “국내 게임업계 리더 그룹들이 대중소기업 상생이라는 키워드는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선배들이 후배들을 도와주고, 또 그 후배들이 성장해서 다음 후배들을 도와줘야 앞으로도 계속해서 게임 생태계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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