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계정공유 금지 ‘눈앞’…“불가피한 선택” vs “배짱 장사”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넷플릭스에 이어 계정공유 금지 정책을 도입한 디즈니플러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익개선을 위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의 불가피한 선택이라지만, 구독자들 사이에선 ‘배짱 장사’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즈니는 내달 1일부터 미국과 캐나다에서 디즈니플러스에 대한 비밀번호 공유 금지 정책을 시행한다. 한국 구독자들에도 이메일을 보내 이용약관 변경을 공지한 만큼, 조만간 계정공유 단속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는 구체적으로 약관에서 “구독 멤버십을 (가입자) 가구 외에 공유해서는 안 된다”며 “가구란 구독자의 주된 개인 거주지에 연동된 기기의 모음”이라고 밝혔다. 거주지가 다른 지인과는 계정을 공유하지 말라는 의미다.
디즈니플러스 이전에 넷플릭스도 계정공유를 금지했다. 지난 5월 100여개국에서 ‘가족이 아닌 사람과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하려면 추가 비용을 내도록 하는 유료화 정책을 도입한 것이다. 이같은 정책은 앞으로 더 많은 국가에 확대 적용될 방침이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사업자들의 계정공유 금지 조치는 당연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막대한 콘텐츠 투자 비용 상승과 글로벌 시장 경쟁 심화 탓에 이들 사업자의 실적이 큰 타격을 받은 게 불과 올초의 일이다.
넷플릭스는 그러나 계정공유 금지 정책을 통해 올해 2분기에 당초 예상의 2배가 넘는 590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넷플릭스는 이번 3분기에도 876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면서 시장 정체를 뚫고 수익 개선 기반을 마련했다.
디즈니 또한 지난 2019년 디즈니플러스로 OTT 시장에 진출한 이후 100억달러 규모 손실을 보는 등 고전해 온 만큼, 계정공유 금지는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디즈니플러스의 계정공유 금지 도입은 유독 구독자들의 상당한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디즈니플러스는 한때 철수설이 돌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최근 오리지널 콘텐츠 ‘무빙’ 인기에 힘입어 구독자들을 막 모으던 참이다. 실제 무빙 스트리밍 이후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일일이용자수(DAU)는 100만명을 돌파했다.
또한 디즈니플러스는 최근 연간 이용권 구독료를 41%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시행해 장기 구독자를 적극 유인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업체들의 경우 할인 프로모션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 때문에 구독자들 사이에선 디즈니플러스가 ‘무빙’ 인기와 더불어 연간 이용권 할인 판매로 구독자들을 락인(Lock in)한 뒤 계정공유 금지와 같이 반발이 심한 정책을 도입하려는 것에 대해 배신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넷플릭스의 계정공유 금지 정책이 가입자 증가로 이어진 것처럼 디즈니플러스도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는 결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쟁력과도 연결되는 문제인데,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최근 킬러 콘텐츠들의 흥행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실적 악화로 이미 정리해고를 단행한 디즈니는 각국 시장에서 자체 OTT 콘텐츠 제작 및 TV 채널 송출을 중단하기에 이른 형편이다. 대표적으로 디즈니플러스는 최근 캐나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멈췄고, 한국에선 OTT팀을 해체하기도 했다.
한편, 디즈니플러스는 내달부터 한국에서 신규 고객 대상 구독료 인상도 단행한다. 현재 9900원인 멤버십은 ‘디즈니+ 프리미엄’으로 변경되며 가격이 1만3900원으로 인상된다. 1년 단위 구독료도 기존 9만9000원에서 13만9000원으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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