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2023] 가짜뉴스로 똘똘 뭉친 방통위·與 “포털도 언론 영역 책임 물어야”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연내 가짜뉴스 종합대책을 수립하겠다고 예고했다. 방통위에 힘을 싣는 여당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 사업자를 관련 법과 제도 영향권에 포함시킬 것을 주문했다. 이에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포털에 대한 제재 검토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성중 의원(국민의힘)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최근 포털 다음(Daum) 응원 페이지 ‘여론 조작’ 의혹과 관련해 포털 사업자에 대한 책임을 확실히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중 의원은 “매크로는 불법이 아니지만 선거 기간 뉴스 댓글 조작을 위해 사용되면 굉장히 문제가 된다”며 “카카오 다음은 트래픽이 늘어나면 광고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무(無) 로그인으로 횟수를 무한정으로 해 방치했다”고 말했다.
이동관 위원장은 “그래서 보안 입법이 필요하다고 계속 말했다”고 호응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발전소·원자력 시설은 하루에도 북한 해킹이 수천 건 시도되고 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최근 3년간 42만건 해킹 시도가 있었고,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3년간 디도스 공격이 5건 있었다.
박 의원은 “댓글과 공감 기능은 로그인해야 하므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국내 포털 아이디는 인터넷 암시장에서 많이 거래되고 있다”며 “네이버 아이디는 개당 800원만 주면 얼마든지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8800만건 이상 댓글로 여론을 조작한 드루킹 사건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하므로 방통위가 제대로 수사해 추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 박 의원 주장이다.
이 위원장은 “근원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박 의원 발언에 수긍했다.
포털에 대한 감시·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여당을 중심으로 잇따라 제기됐다. 먼저 윤두현 의원(국민의힘)은 포털 뉴스가 ▲어뷰징(언론사가 의도적으로 포털 사이트 내 기사 클릭 수를 늘리기 위해 취하는 조작 행위) ▲클릭 수를 늘리기 위한 선정적 기사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인용 기사 등을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포털은 국민들이 뉴스를 접하는 주요 수단이나 그만큼 사회적이고 공적인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라며 “국회에서도 협조해줘야 한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포털에 대한 사회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김영식 의원(국민의힘) 질의에도 “포털은 현재 언론 영역이 아니라 거의 무방비상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이제 언론의 영역에서 규제받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포털 ‘뉴스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 법정 기구화에 대해선 “입법 추진 중”이라면서도 “표현의 자유, 자율성과 조화라는 부분이 있어 제평위 운영 규정을 세세히 규정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것을 조화롭게 감안해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야당은 방통위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가짜뉴스를 심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이들 정부부처가 발표한 가짜뉴스 대응책 자체가 위법이라고 맞섰다.
민형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문화체육관광부 ‘가짜뉴스 퇴치 태스크포스(TF)’ ▲언론진흥재단 가짜뉴스 피해 신고 상담센터 ▲방송통신위원회 가짜뉴스 근절 TF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가짜뉴스 심의 전담센터 등 최근 한 달 새 정부 관련 재단이나 위원회 등에서 가짜뉴스 관련 기구가 생겼다는 점을 언급하며 방통위가 가짜뉴스에 대응하는 것이 국정과제인지 질의했다.
이 위원장은 “국정과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정치적 프레임으로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는 전제를 제시했다.
그러자 민형배 의원은 “정치적 프레임은 이 위원장이 내년 선거 때문에 들고나온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실제 대선 결과가 뒤바뀌었거나, 뒤바뀔 만한 영향이 있었다는 증거가 있었느냐는 문제 제기에서다.
이 위원장은 “프레임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 대선 때 가짜 왜곡 허위 정보 때문에 대선 결과가 바뀔 뻔했다”면서 가짜뉴스 단속이 왜 여권에 유리한 일인지 되물었다.
이 위원장은 “좌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우로 기울게 하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공정한 그라운드에서 언론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만약 우측으로 기우는 운동장을 만든다면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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