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s톡] “아 옛날이여”…얼어붙은 게임株, 계속 미끄러지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지난해 메타버스부터 플레이투언(Play-to-Earn, P2E)까지, 블록체인 게임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상승 곡선을 기록했던 게임주가 올해 들어서면서 반토막이 났다. 이러한 가운데 신작 공백이 길어지거나, 혹은 신작이 시장 기대치보다 흥행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게임주도 좀처럼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게임 K-뉴딜지수’는 지난 8월1일부터 9월11일까지 약 한 달간 11.76% 감소했다. 이 지수는 한국거래소가 산출·관리하는 테마 지수 중 하나로,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넥슨게임즈 등 10개 게임주가 모여 있다.
증권가는 지난 2분기 실적이 암울했던 게임 업종을 어둡게 내다보고 있다. 신작 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게임사에서 내놓는 신작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저조하다고 전망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 업종은 기존 게임들의 노후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향후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감소하면서 밸류에이션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1일 종가 17만8100원을 기록한 크래프톤은 전일 15만3000원으로 마감하며 약 한 달동안 14% 감소했다. 크래프톤 독립 스튜디오 라이징윙스는 실시간 전략 디펜스 모바일 게임 ‘디펜스 더비’를 지난달 3일 전세계 동시 출시했다. 디펜스 더비는 타워 디펜스 장르에 치열한 심리전과 4인 이용자 간 전투(PvP) 배틀이 더해진 새로운 재미의 전략 디펜스 게임이다. 다만 디펜스 더비는 시장 기대치보다 낮은 성과를 기록 중이다.
전년 대비 14% 낮아진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법적 분쟁을 겪고 있는 ‘다크앤다커’의 라이선스를 계약하게 되면서 주가는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최근 슈팅 장르 게임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증권가에선 펍지: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 성장에 대해서도 기대치를 낮게 보고 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펍지:배틀그라운드 IP 매출이 전 플랫폼에서 하락세가 나타났고, 슈팅 장르 경쟁 강도가 높아지면서 큰 폭의 반등이 어렵다”며 “기존작 하락세에 이어 1년 이상의 신작 공백기가 겹치고 ‘뉴스테이트’ 및 ‘칼리스토프로토콜’까지 연속 실패해 이후 출시될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넥슨게임즈 종가는 전일 대비 2.61%(420원) 떨어진 1만5700원을 기록했다. 넥슨게임즈 서브컬처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블루 아카이브’가 지난달 3일 중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소식이 지난 7월9일 알려지면서, 7월 한 달 내내 오름세를 보였다.
이전부터도 중국 판호(게임 유통 허가증) 획득에 성공하면서 주주들의 기대감 또한 큰 상황이었다. 블루 아카이브 중국은 판호를 받은 지 약 5개월 만에 차질 없이 빠르게 출시됐다. 출시 직후 10위권까지 기록했던 순위는 점차 떨어져 50위권 바깥으로 밀려나면서 시장 기대치보다 낮은 순위를 찍었고, 2만5000원대까지 바라보던 주가는 1만5000원대까지 꺾였다.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아레스:라이즈오브가디언즈’ 흥행에도 지난 한 달 사이 3만원 벽이 무너졌다. 지난달 1일 3만2850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현재 2만7700원으로, 15.6% 감소했다. 주요 타이틀 ‘오딘:발할라라이징’과 ‘아키에이지워’ 또한 국내 앱마켓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그럼에도 주가가 계속해서 낮아지는 이유는 실적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실제로 지난달 카카오게임즈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7.3% 감소했다고 발표했고, 이를 기점으로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이는 엔씨소프트도 마찬가지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일 28만2000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전일 종가는 24만6500원으로 한 달 사이 12.6% 낮아졌다. 엔씨소프트 또한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71.3%, 전 분기 대비 57% 감소했다. 이러한 가운데 신작 공백이 예상치 못하게 길어지면서 대표 타이틀인 ‘리니지’를 뒤잇는 캐시카우 마련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는 신작 부재,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로 부진했다”며 “PC, 콘솔게임 시장에서 엔씨소프트가 새로운 흥행 공식을 찾아냈는지 여부가 주가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주가는 실제 흥행 여부를 확인한 후 움직일 것”이라며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 이하 TL)’이 국내 출시될 12월까지 주가는 횡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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