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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이어 배민·카카오도 ‘동네상점’ 사장님 공략

이안나 기자
[ⓒ 당근마켓]
[ⓒ 당근마켓]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당근과 배달의민족,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플랫폼들이 사용자 위치 기반으로 정보를 주고 받는 ‘로컬 비즈니스’에 주목하고 있다. 먼저는 이용자 가까이에 있는 음식·미용·운동 등 다양한 동네상점들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출시했거나 준비 중이다. 소상공인은 지역 주민들과 온라인 접점을 넓히고 플랫폼 업체는 새 수익모델을 가질 수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역생활 커뮤니티 당근마켓은 서비스명에서 ‘마켓’을 떼어내고 ‘당근’으로 변경했다. ‘당신 근처’라는 의미를 담아 중고거래를 넘어 지역생활 커뮤니티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목적이다. 이는 당근마켓이 이전부터 강조해 온 방향이기도 하다. 정체성을 살리고 수익성까지 함께 고려한 서비스는 지역 광고다.

최근 당근 앱에선 지역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사업자들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고객 대상으로 광고할 수 있는 ‘반경 타기팅’ 기능이 추가됐다. 가게 주소지 기준으로 반경 300m부터 최대 1.5km까지 광고 노출 범위를 직접 설정할 수 있다. 단거리 오프라인 방문 고객 수요가 높은 ▲식당 ▲디저트·카페 ▲운동시설 ▲학원 ▲부동산 중개업 등 일부 업종에 먼저 적용된다.

이번 새 광고 기능은 기존 지역 광고(간편모드)에서 새롭게 추가된 기능이다. 당근마켓 유일한 수익모델은 광고다. 동네 상점들에 광고를 받는 ‘비즈프로필’과 광고 솔루션 등이 대표적이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광고수익은 495억원으로 전년(254억원) 대비 2배 늘었다. 이번 타기팅 광고는 세밀한 타깃을 설정해 지역 기반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당근마켓 측은 “반경 타기팅 광고를 2주간 시범 테스트한 결과, 가게들 광고 클릭률은 동 단위로 광고했을 때보다 20% 높게 나타났고, 비즈프로필 단골 맺기 등 모객효과로 이어지기까지 광고 비용도 30% 절감됐다”고 전했다.

배민 우리동네서비스 소개 화면[ⓒ 우아한형제들]
배민 우리동네서비스 소개 화면[ⓒ 우아한형제들]

당근 내 ‘비즈프로필’과 유사한 기능이 배달앱 배달의민족에서도 ‘배민 우리동네 서비스’ 이름으로 존재한다. 지난 8월1일 시작해 현재는 송파구에서만 시범 운영 중이다. 배민 우리동네 서비스는 지역 자영업자들이 자신의 가게 외관과 내부 모습, 판매하고 있는 서비스·메뉴 등 정보를 동네 사용자에게 소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자영업자들이 가게에서 자체적으로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들이 모바일 앱에서 쿠폰을 다운로드 받아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 사용할 수 있다. 타깃광고는 지역한정으로 가능하며, 시범 운영 중인 만큼 아직 자영업자들이 입점 비용은 받고 있지 않다. 단 추후 정식 서비스로 출시할 경우 당근처럼 광고 수익모델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배달의민족 측은 “음식점이 아닌 다른 업종도 입점할 수 있다는 게 이번 서비스 특징”이라며 “사용자는 자신이 사는 집 주변, 동네에서의 유용한 경험을, 자영업자들에겐 새로운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가 출시된 것은 아니지만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도 이와 유사한 동네상점 정보 서비스가 도입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사용자들끼리 다양한 관계를 쌓을 수 있도록 여러 변화를 시도 중이다. 이중 하나가 다양한 소상공인과 사용자들을 연결하는 로컬 비즈니스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3일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오는 3분기엔 이용자들에게 지리적으로 가까운 단골매장 중심으로 혜택과 정보를 제공하는 로컬 서비스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대면 친구에서 비지인 친구로 관계를 넓혀가는 과정에서 지리적으로 인접한, 즉 동네친구로 확장하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대형 플랫폼사들이 로컬 비즈니스에 주목하면서 오프라인 기반 동네 상점, 자영업자들도 온라인에서 자신의 가게를 홍보하고 타깃층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 셈이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동네 사람들 대상으로 가게를 광고하는 건 전단지 배포가 보편적이었는데, 동네 기반 광고는 보다 명확한 타깃을 설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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