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 그림자] ② "배배 꼬였네"…삼성 저울에 오른 갤럭시 '엑시노스 vs 스냅드래곤'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둘러싼 사업부 간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엑시노스를 설계하는 시스템LSI사업부, 생산하는 파운드리사업부, 사용하는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사업부가 대상이다. 차세대 갤럭시S 시리즈에 엑시노스 복귀가 점쳐지면서 이들은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AP ‘엑시노스2400’를 개발 중이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S24’ 시리즈 탑재를 염두에 두고 유관 부서들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엑시노스의 경쟁 상대는 퀄컴 AP ‘스냅드래곤’이다. 수년간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스냅드래곤(한국·미주)과 엑시노스(유럽 등)를 병행하는 칩셋 전략을 유지했으나 올해 선보인 ‘갤럭시S23’에서는 해당 체제가 무너졌다. 전작(갤럭시S22)에서 게임최적화서비스(GOS) 사태가 불거졌고 엑시노스가 사실상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되면서다.
스냅드래곤 역시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었다. 이에 퀄컴은 갤럭시S22 시리즈에 투입했던 ‘스냅드래곤8 1세대’의 개선 버전 ‘스냅드래곤8플러스 1세대’는 삼성전자 대신 TSMC에 생산을 위탁했다. 갤럭시S23에 적용된 ‘스냅드래곤8 2세대’ 역시 TSMC가 제작했다. 삼성전자로서는 시스템LSI에 이어 파운드리사업부마저 GOS 후폭풍에 휘말리게 된 셈이다.
앞서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단종되고 빈자리를 채운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시리즈에서도 전량 스냅드래곤이 장착된 점을 고려하면 두 사업부로서는 이중고다. 모바일 AP 관련해서는 자사 중저가 모델 또는 해외 일부 고객을 통해서만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MX사업부도 마냥 즐겁진 않다. 삼성전자의 2023년 반기보고서를 보면 퀄컴, 미디어텍 등으로부터 구매한 모바일 AP 비용은 5조7500억원에 달한다. 작년 상반기(4조5000억원)와 비교해 30% 가까이 늘었다. 스냅드래곤 독점으로 인한 AP 가격 협상력 하락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련의 과정으로 갤럭시S 내 엑시노스 재투입은 MX·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의 공동 과제로 떠올랐다. 3곳이 얻게 될 금전적인 가치 외에 파운드리사업부는 엑시노스를 통해 최첨단 공정 완성도를 높여갈 수도 있다. 이러한 경험으로 쌓은 노하우로 퀄컴의 마음을 돌릴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AP 신작(엑시노스2400) 성공 여부는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전자업계에서는 엑시노스2400 등장이 기정사실화로 여겨진다. 관건은 성능 및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한국 등 유럽 이외 지역 활용 여부다. 반대로 퀄컴은 미국을 제외한 곳에 ‘스냅드래곤8 3세대’를 얼마나 넣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해외 언론과 벤치마크사이트 등에서 엑시노스2400 관련 내용이 지속 언급되고 있다. 4나노미터(nm) 공정으로 만들어지고 10개의 중앙처리장치(CPU)를 품은 데카코어, AMD RDNA940 아키텍처 기반 ‘엑스칼립스2’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이 탑재된다는 소문이다. 일부 비교 테스트에서 스냅드래곤8 3세대보다 앞선다는 평가도 흘러나온다. 추후 폴더블폰에서의 엑시노스 사용 여부를 가를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퀄컴에 이어 삼성전자도 갤럭시 전용 AP를 내놓을 계획이어서 양사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24 출시가 반년도 안 남은 만큼 (엑시노스가 복귀하는 쪽으로) 윤곽이 나왔을 것”이라면서 “결국 중요한 건 엑시노스2400가 얼마나 성능을 낼 수 있느냐, 비중이 어느 정도 되느냐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 하반기 출시되는 스냅드래곤8 3세대는 TSMC의 4nm 공정에서 양산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일부 물량을 수주할 가능성도 있으나 대부분 TSMC 몫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차기작인 ‘스냅드래곤8 4세대’에 대해서는 TSMC 독주 또는 삼성전자 탈환으로 의견이 엇갈린다.
앞서 언급한 대로 엑시노스2400 존재감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사업부 수율과 안정성이 올라온다면 퀄컴으로서는 ‘애플 퍼스트’인 TSMC 대신 삼성전자를 안 쓸 이유가 없다. 엑시노스2400이 활약하면 스냅드래곤 채용 물량 보전을 위한 반대급부로 파운드리 수주를 내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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