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최고만 쓴다”…삼성 아픈 손가락 ‘엑시노스’ 경쟁속으로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가 5번째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2019년 업계 최초로 폴더블폰을 내놓은 삼성전자는 관련 제품 대중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갤럭시Z플립5 외부 화면 확대, 갤럭시Z폴드5 무게 축소, 힌지 구조 변화 등이 신작에서 주목할 포인트로 꼽히는 가운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퀄컴 칩을 채용했다.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3 역시 퀄컴 AP가 탑재됐다. 통상 갤럭시S 시리즈는 퀄컴 ‘스냅드래곤’ 또는 삼성전자 ‘엑시노스’ AP가 지역별로 다르게 투입됐다. 하지만 갤럭시S22에서 게이밍옵티마이징서비스(GOS) 이슈를 겪은 뒤 전량 스냅드래곤 체제로 변경했다.
위기감을 느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갤럭시 전용 AP’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해 말에는 최원준 삼성전자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이 이끄는 AP솔루션개발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내년 등장할 갤럭시S 또는 갤럭시Z 시리즈에 엑시노스 AP가 진입할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를 결정하는 삼성전자 MX사업부는 ‘정중동’이다.
28일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칩셋 전략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관성 있게 유지하고 있다. 해당 연도에 최적의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는 전략 파트너사와 협력하고 이를 지역별 특성에 맞춰 활용한다는 기본 방침”이라며 “어느 회사와 어떻게 언제까지 협업한다기보다는 파트너들과 선행 개발해서 최고의 AP를 플래그십 모델에 적용하는 것이 철학”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최 부사장도 같은 맥락으로 이야기했다. 그는 “엑시노스냐 스냅드래곤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떤 칩셋이 소비자에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지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AP는 시스템온칩(SoC)으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다양한 반도체가 합쳐져 만들어진다. 각각의 성능은 물론 최적화도 필수 조건이다. 한 회사가 단기간에 대폭 개선된 제품을 내놓기 힘들다는 의미다. 일각에서 엑시노스 AP가 내년 프리미엄 제품에 장착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는 이유다.
반면 시스템LSI사업부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2023’ 현장에서 기자와 만난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잘 준비하고 있다.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면서 “AMD는 물론 기술력을 갖춘 회사와 협력하는 가능성을 다각도로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 사장은 외부 생산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이날 노 사장은 “삼성전자의 공급망 전략은 글로벌 수요, 요구에 맞춰 최적으로 운영한다는 원칙하에서 진행한다. 삼성전자 내부에서 만족하는 게 최우선 목표이나 특정 지역이나 분야는 직접 대응하기보다 파트너사가 일정 부분 협력해서 개발하는 게 유리한 경우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합작개발생산(JDM) 비중은 20% 내외까지 올라온 상태다. 그동안 노 사장이 원가 절감, 생산 효율화 등을 추구해온 만큼 추가적인 상승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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