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불안하다고?" LG엔솔, 수주잔고 440조원 육박…"올해도 30% 이상 큰다"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하반기 예상되는 일부 사업 측면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연간 30% 중반대의 매출 성장을 예고했다. 440조원에 육박하는 수주잔고와 증설 설비의 빠른 안정화, 시장 변화에 따른 제품 판매전략 최적화 등이 기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7일 2023년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연결매출 8조7735억원, 영업이익 4606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3% 증가했다. 지난해 1월 유가증권 상장 후 6개 분기 연속 상승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3%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의 주된 원인은 GM 전기차 리콜 비용의 추가 충당금 발생이다. LG전자와 50%씩 분담한 해당 비용은 지난해까지 양사가 각 7000억원씩 충당금으로 재무제표에 반영하며 마무리되는 듯했으나, 리콜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올해 배터리 원재료 값이 급상승해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됐다. 이로써 당초 공개한 잠정실적에선 영업이익이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 관련 배터리 제조사 세액공제 금액 1109억원이 반영된 6616억원이었으나, 최종 4606억원으로 확정됐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리콜 수량이나 리콜 범위의 변경은 없으며, 현시점에서 판단할 때 향후 추가적인 리콜 비용 발생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선 배터리용 핵심 광물(메탈)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른 배터리 판가 변화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 유럽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 하반기 실적 전망 등 회사의 위험관리 전략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메탈 가격 변동은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배터리 소재 제조업계의 주요한 관심사. 배터리 판매가격은 주로 메탈 가격에 연동돼 변화하는 만큼, 주요 메탈 가격이 하락한 올해는 배터리 가격이 전년보다 낮아진 변화가 있다.
특히 고성능 전기차에 쓰이는 수산화리튬은 1분기 고점 대비 최근 가격이 50% 하락한 상황이다. 이 같은 메탈 가격 변동에 따른 배터리 판가는 통상 2~3개월 후에 적용되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은 이것이 다가올 3분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고객사들 중 일부 유럽 전기차 제조사(OEM)의 판매 부진, 유럽 시장 전반의 전기차 성장률 감소 등도 3분기 매출과 이익이 2분기보다 낮아진다는 근거로 제시됐다. 유럽은 지속된 고물가와 주요 국가들의 GDP 역성장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전기차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OEM들이 3분기에 생산량을 줄이며 배터리 공급량도 일부 줄어들겠지만, 4분기에는 이연된 물량에 대한 주문이 이뤄져 오히려 전년보다 성장세가 회복될 것이란 설명이다.
미국 시장은 다소 다르다. 이창실 CFO는 “주요 시장인 미국에선 시장의 급격한 확대에 집중하면서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성장했다”며 “첫 고객사 합작사인 GM JV 1기의 안정적인 양산체계 구축이 이뤄지고 전략고객향 원통형 배터리 판매 물량을 극대화함해 매출 성장을 가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시장은 중장기 관점에서 2030년까지 올해의 5배 넘는 규모로 성장할 것인 만큼 일희일비보다 긴호흡으로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유럽 시장의 침체와 별개로 매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40% 이상씩 증가하고 관련한 배터리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시장 점유율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의 누적 수주잔고는 2022년말 기준 385조원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440조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늘어난 수주량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투자(CAPEX) 투자도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4조2000억원이 집행됐다. 배터리 산업은 수주 기반으로 투자가 이뤄진다. 메탈 가격 변동이나 일부 시장의 성장 둔화와 별개로 아직은 전체적으로 성장 호르몬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목표는 GM JV 1기 공장의 생산능력을 연내에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예정된 GM JV 2, 3기 및 현대차 합작공장, 캐나다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증설 프로젝트와 안정화를 차질 없이 진행하는 것이다. 외부 요인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는 내부적으로 자동화 공정 강화, 수율 안정화 등을 통해 상쇄하겠단 방침이다.
이 CFO는 “손익관점에서 물류비용과 같은 항목 개선을 굉장히 집요하게 진행 중이다 이에 따른 원가 혁신이 이뤄지고 있고 GM JV 2기부터는 스마트팩토리를 단계적으로 적용한 뒤 이를 전세계 사업장 운영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LG에너지솔루션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와 4680 원통형 배터리 수요 확대에 따른 준비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중국 남경 공장의 MCN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로 LFP로 전환해 우선 ESS(에너지저장시스템)용 배터리 생산에 투입하고, 차세대 4680 원통형 배터리는 올해 안에 충북 오창에 생산라인을 만들고 내년 하반기쯤 생산을 시작하겠단 계획이다.
장성훈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담당은 “LFP가 전기차 시장에서 기존 전망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앞으로 시장에서도 중요한 솔루션이 될 것은 틀림없다”면서 “우선 ESS용을 양산하고 전기차용 배터리는 중국 제품 대비 아직 에너지 밀도나 성능에 대한 최적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동시에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미드니켈, 망간리치 배터리도 지속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장 상황과 회사의 대응 전략을 종합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도 30% 중반 수준의 연간 매출 성장을 달성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이는 올해 1월 진행된 실적 설명회에서 올해 연매출은 25%~30% 이상 확대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것보다 상향된 목표치를 제시한 것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상반기 유수의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공장 건설, 스마트팩토리 등 생산성 향상 노력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했다”라며 “하반기에도 견조한 수주 잔고와 독보적인 제품 경쟁력 등을 통해 세계 최고의 고객가치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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